쌍용차 노조와 전태일 유족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전태일 재단 방문 시도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거절하며 쌍용차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부터 나서라고 주문했다. 박근혜 후보는 고 이소선 여사 1주기에 맞춰 전태일재단 방문을 계획했지만 전태일 열사 동생인 태삼 씨와 쌍용차 노동자들 저항으로 무산된 바 있다.

김정우 쌍용차노조 위원장은 29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쌍용차 22명의 동료와 가족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그 문제를 놔두고 신성한 영혼이 담겨 있는 전태일 열사의 동상에 헌화한다는 자체는 역사를 부정하고 것이고 현실을 도피하는 것”고 밝혔다. 쌍용차노조는 현재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7일 서울 종로 청계천 6가 전태일 다리를 방문, 헌화를 하려하자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이 뛰어들며 쌍용차 해고문제 조속한 해결 등을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김정우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에 대해 “우리들이 대한문 앞에서 지금 5개월째 넘게 있었고, 박근혜 후보 캠프 바로 밑에서 비닐 한 장 쓰고 지금도 (대화 및 해결 촉구를 위한)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데 그 현장은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의 ‘쌍용차 분향소 방문도 하려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정우 위원장은 “분향을 막을 순 없다. 오면 정중히 모실 것”이라며 “다만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도 가지고 와야 된다”고 지적했다.

김정우 지부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향해 “22명의 죽음과 쌍용차 사태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접근했으면 좋겠다”며 “국가 폭력에 의해 3000명의 노동자들이 거리고 내쫓겼고 3년이 지났다. 당시 한상균 지부장과 약속했던 8·6합의 사항은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정부 지부장은 “회계를 조작하고 기술을 먹고 중국으로 도망간 상하이 자동차,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의 폭력적 진압이 적절했는지를 포함해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주문했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 2009년 8월 6일 ‘무급휴직자에 대해서는 1년경과 후 생산물량에 따라 순환 근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며 실질적 방안으로 주간 연속 2교대를 실시한다’, ‘인력조정과정에서 무급휴직, 영업직 전직, 희망퇴직을 한 경우 향후 경영상태가 호전되어 신규 인력 소요가 발생하는 경우 공평하게 복귀 또는 채용한다’고 합의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전순옥 의원, “말로만 하겠다는 것은 진정성이 보이지 않아”

이날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순옥 민주통합당 의원은 28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전화연결에서 박근혜 후보가 방문목적으로 내세운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대통합’에 대해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전순옥 의원은 “산업화 세력이라고 하면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그 분들은 바로 3년 전 회사에서 정리해고 당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순옥 의원은 “쌍용차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어가고 거리에서 싸우고 있고, 용산참사로 남편은 목숨을 잃고 아들이 감옥에 가 있는 어머니는 아직 거리에서 울고 있다. 이런 분들을 먼저 찾아봬야만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연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실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하겠다는 것은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순옥 의원은 “박근혜 후보께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로 가자’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동의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먼저 박 후보가 과거의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진정성을 보여줄 때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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