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너네가 언론이냐? 아니다, 쓰레기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과 관련한 보수언론의 보도에 해직 언론인, 언론현업시민단체 관계자, 네티즌을 비롯한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나섰다.

▲ 언론현업시민단체 관계자, 대학생, 주부 등을 비롯한 시민 50여명이 참석한 '조중동에 할말있다' 기자회견이 14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열렸다. ⓒ곽상아

서울 중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14일 오후 6시 열린 '조중동에 할말있다' 기자회견은 이날 전국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된 촛불 문화제의 사전 행사 성격을 띠고 있으며 언론현업시민단체 관계자, 대학생·주부를 비롯한 시민들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조중동 너네가 언론이냐. 아니다, 쓰레기다" "동아일보 기자님들, 가슴에 손을 얹고 진실보도 해주세요"라고 동아일보 사옥을 향해 외쳤다.

문영희 전 동아투위 위원장 "동아일보 기자들, 후배로 본 적 없다"

75년 동아일보에서 강제 해고됐던 문영희 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은 규탄발언에서 "지금의 동아일보 기자들을 후배로 본 적이 없다. 그들은 치유가 안 되는 광우병에 걸린 것 같다"며 "과거에 비해 민주화는 어느정도 진전됐으나 '언론의 민주화'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라고 꼬집었다.

문 전 위원장은 "조중동은 미국 소가 들어오면 미국 축산업자들의 광고를 통해 수익을 많이 벌게 될 것을 고려해서 왜곡보도하고 있는 것인가"라 되물으며 "조중동은 창간 이후 한번도 민족을 옳은 길로 인도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방송사 본부장 "조중동 보도 문제" "사주에 휘둘리는 기자들 불쌍해"

언론현업시민단체의 관계자들도 한 목소리로 조중동의 보도행태를 꼬집었다.

▲ 왼쪽부터 박성제 언론노조 MBC본부장, 심석태 언론노조 SBS본부장, 김유진 민언련 사무처장 ⓒ곽상아
박성제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조중동의 많은 데스크와 논설위원들은 사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불쌍한 이들"이라며 "이들은 MBC의 보도를 '괴담'으로 폄하하지만 시민들이 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최근 경력기자 시험을 통해 MBC에 입사한 조중동 기자가 10명이나 된다. 이들 중 한명을 만났는데 조중동에서는 도저히 기자로서의 양심을 지킬 수 가 없었다고 했다"며 "조중동의 논설위원들이 칼럼이나 각종 사설을 통해 MBC를 비판하는 이유는 누구의 지시나 부탁도 받지 않고 오직 국민들을 위해서만 방송하는 우리의 운영 시스템을 부러워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석태 언론노조 SBS본부장 역시 "조중동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이라고 해서 목동에 위치한 SBS사옥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이들 언론이 쇠고기 협상과정의 문제를 침묵하고 방송이 국민을 선동한다고 하는 등 국민들의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심 본부장은 이어 "같은 동료로서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조중동 기자들은 앞으로 제대로 열심히 취재해서 보도하라"고 말했다.

김유진 민언련 사무처장은 "조중동은 그동안 광우병 보도 뿐만 아니라 공직자 검증 부분에서도 말을 진짜 많이 바꿨다"며 "더이상 아무 원칙이나 기준도 없이 부자들을 위해 보도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아예 정체성을 바꿔라"고 촉구했다.

대학생·주부 비롯한 일반 시민 "조작 일삼는 조중동 때문에 분노"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 시청 앞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대학생·주부·네티즌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의 규탄 발언이 이어졌으며, 이들의 발언에 동조하는 함성과 박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대학원생인 김성원씨는 "조중동을 한 묶음으로 비판하곤 하지만 이들은 약간씩 다르다"며 "조선일보는 사악해서 한번 찍히면 밤길을 조심해야 한다. 중앙일보는 교활하고 동아일보는 무식하다"고 주장, 지켜보는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김씨는 이어 "이중 동아일보는 조선일보 논조를 따라하다가 중앙일보 눈치 보는 등 제대로 된 논조가 없다"며 "동아일보 기자들은 무식한 사주들에게 그만 휘둘리고 과거 동아투위처럼 내부에서 들고 일어나라"고 주장했다.

'안티 이명박 카페'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민정씨는 "나는 갓 20살이 된 재수생으로 우리나라가 미쳐가고 있는 판국에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조작된 거짓을 일삼고 있는 언론 때문에 더욱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조중동은 당당하게 의사 표명을 하는 10대들을 왜 무시하느냐"며 "가슴 깊이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온 주부 김성례씨는 "조중동이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아이들의 배후를 캐묻는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며 "청소년들을 거리로 나서게 한 배후는 오히려 조중동"이라고 성토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고,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정연우·박석운·정연구)·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주관한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민언련은 "인터넷에서는 폐간 서명 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많은 시민들이 조중동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관련 보도에 분노하고 있다"며 "조중동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시민들과 언론계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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