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미디어스
KBS 신입사원들은 수신료 인상 실패의 원인으로 '편파방송과 도청의혹 등 국민들로부터의 신뢰 상실'을 꼽았다.

22일 KBS 새 노조에 따르면, 새 노조가 KBS 신입사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신료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131명의 신입사원 가운데 57명은 '편파방송과 도청의혹 등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잃어서'라고 답했다. 31명은 '정치권과의 소통부족'을 꼽았으며, 그 뒤를 '기타 의견'(20명) '시민단체 설득실패'(17명) '미디어환경 변화'(6명) 등이 이었다.

또, 신입사원 131명 가운데 76명(56%)은 '현재의 KBS가 공정하고 독립적이지 않다'고 답했으며 '현재의 KBS가 공정하고 독립적이다'라고 응답한 이들은 45명(34%)에 그쳤다. 'KBS의 노동조합이 가장 역점을 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 1위로는 '방송의 공정성 확립'(88명)이 꼽혔으며, 'KBS관련 법과 제도 개선'(44명) '근무환경 개선'(29명) '임금인상'(28명) '복지향상'(27명) '부당인사 근절'(19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KBS가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지원자에게 "입사하면 파업에 참여할 것인가" 등 노조 파업에 대한 개인 소신을 집중 추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새 노조에 따르면, 신입사원 131명 가운데 28명은 면접관들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언론사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으며 9명은 "입사하면 파업에 참여할 것인가?"는 질문을, 5명은 "노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밖에 "노조위원장을 시킨다면 할 것인가?" "방송인이 사회현상에 참여해야 하는가"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 노동조합이 있었나. 어떤 활동을 했나" "파업때문에 1박2일을 못봤는데 시청자로서 어땠나" "언론파업을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난다면 어떤 대화를 하겠는가" 등의 질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 노조는 이를 두고 "요즘같이 취업이 힘든 시기에 사용자 측에 선 면접관이 파업과 관련한 소신을 물었을 때 지원자 스스로 갖고 있는 소신을 가감없이 밝히기는 쉽지 않다"며 "이런 현실에서 사측이 집중적으로 캐물은 파업 관련 질문은 그야말로 사상검증"이라고 지적했다.

새 노조는 "노동자로서 파업을 할 수 있는 단체행동권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 중 하나"라며 "당연한 권리를 질문한다는 것 자체가 몰상식한 행위일 뿐 아니라 파업 관련 개인 소신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것은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헌법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실제로 면접관들이 그런 질문을 했는지 확인 안 된다. 설령 그랬다고 하더라도 면접관은 지원자에게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수많은 질문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따라서 그것이 전혀 합격여부를 가를 변수가 되지 않았다. 이를 사상 검증 등으로 비판하는 것은 KBS 입사면접의 취지와 내용을 지나치게 곡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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