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남자 출연자의 성인영화 출연으로 논란을 빚었던 SBS <짝>이 이번에는 한 여자 출연자의 과거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지난 15일 방송에서 “요리사 외길을 걸었다”면서 자신을 소개한 여자3호는 갓 전역한 명문대 ROTC들의 구애를 한 몸에 받으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런데 요리사 외길을 걸었다는 그녀는 방송 다음날 쇼핑몰 모델로 활동했던 이력이 들통 나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17일 또다시 불거진 그녀의 과거에 비하면 쇼핑몰 모델 활동은 가히 ‘애교’ 수준입니다. 현재 모 언론사에 의해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여자3호는 성인방송에 출연했던 이력도 있는 것으로 밝혀져 네티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쇼핑몰 홍보 차원에서의 방송 활동 봇물로 말이 많은 요즘, 쇼핑몰 모델의 방송 출연이 썩 순수해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자3호의 과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애써 쇼핑몰 모델, 성인방송 이력을 숨기고자 했던 그녀의 ‘거짓말’입니다. 여자3호는 분명 자신을 요리사로서 외길인생을 걸어왔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그녀가 외길인생이라는 말만 하지 않았더라도 뒤늦게 밝혀진 그녀의 과거 행적에 놀랍기는 해도 지금처럼 소위 ‘배신감’이 섞인 핀잔은 듣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 자신을 한 우물만 판 요리사라고 소개했고, 때문에 여자3호의 과거는 더욱 논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짝>이 정말 프로그램 기획 의도대로 모든 출연자들이 순수하게 ‘짝’을 찾기 위해 나온 프로그램이라고는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허나 만일 녹화 당시 여자3호에게 구애를 하였던 남성 출연자들이 정말 진실한 인연을 찾기 위해서 출연했고, 혹은 묵묵히 요리사의 길을 걸었던 그녀의 이력이 마음에 들어서 그녀를 선택했다고 한다면 과거를 속인 그녀는 본의 아니게 ‘사기 행각’을 벌이게 된 것입니다. 설령 쇼핑몰 모델까지는 어떻게 이해를 한다하더라도, 여전히 여성들에게 보수적인 성 관념을 강요하는 이 나라에서 성인방송 혹은 영화에 출연한 여성을 배우자 혹은 공식적인 애인으로 만나고 싶은 남성들은 그리 흔치 않으니까요.

정말 그녀가 진심으로 짝을 찾기 위해 애정촌을 찾았다면 그녀의 과거 이력을 숨기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설령 쇼핑몰 홍보 목적으로 출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방송 당일 지웠다가 복구된 그녀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쇼핑몰 홈페이지 사진에 게시된 똑같은 복장을 입고 등장한 그녀의 의도를 곧이곧대로 믿을 이는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진작 여자3호 스스로가 자신의 진짜 직업을 속이지 않았다면, 아니면 외길 인생 요리사라고만 하지 않았으면 이토록 뜨거운 감자로 불거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네요.

무엇보다도 잊을 만하면 출연자들의 낯 뜨거운 과거로 곤욕을 치르는 <짝>의 기획의도가 진심으로 궁금해지기까지 합니다. 과연 그들은 정말로 성인남녀의 ‘짝’을 찾아주는 과정에 관심이 있는 건가요. 아님 논란이 될 만한 출연자들을 앞세운 노이즈 마케팅이 우선인가요. 하긴 제 아무리 제작진에서 검증한다 하더라도 '사업체 홍보’ 혹은 그보다 더 불손한 의도를 위해 출연하는 이들을 막을 방법은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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