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이상 된 소가 과연 안전할까? 정부의 홍보대로 미국 사람들도 30개월 이상의 소를 먹고 있을까?

MBC < PD수첩>은 13일 방송된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2탄에서 30개월 이상 된 미국 소는 미국에서도 대부분 가공용으로 소비되거나 저개발국, 저소득층이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했다.

광우병에 취약한 한국인 유전자, 허술한 미국 도축시스템 등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4월 29일 방송)의 후속편이었던 이날 방송에서 < PD수첩>은 30개월 이상 소의 안정성 문제, 미국의 사료금지 조치에 대한 정부의 낙관적 해석, 권고 사항에 불과한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 등을 점검했다.

▲ MBC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2'(5월 13일 방송)
< PD수첩>은 30개월 이상 쇠고기까지 수입하게 된 이번 쇠고기협상에 대해 "정부는 우리 식탁에 오를 쇠고기와 미국사람은 똑같은 쇠고기를 먹고 있다고 홍보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도축 쇠고기의 약 20%를 차지하는 30개월 이상 소고기는 대개 가공용으로 소비되거나 저개발국, 미국내 저소득층이 소비한다"라고 고발했다.

"미국 마트에도 어린 연령대 쇠고기 판매"

특히 제작진은 미국의 한 마트의 쇠고기 매장을 직접 찾아가 대부분 어린 연령대의 소고기가 판매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30개월 이상의 나이든 소는 미국의 많은 곳에서 판매되도록 허락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PD수첩>은 "미국 내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을 커져가고 있다"며 미국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린 미주한인주부모임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인들도 기피하는 30개월 이상 쇠고기에 대한 수입을 우리 정부가 허용한 이유는 미국이 강화된 사료금지조치를 공포할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 PD수첩> "특별히 강화된 사료금지 조치의 도입을 미국이 '약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떻게 그동안 금지해오던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도록 갑자기 풀어주느냐"며 "'강화된 사료금지 조치'의 경우에도 정부는 미국이 도축검사에서 불합격된 '모든 연령'의 소에서 뇌와 척수를 제거할 것을 기대했으나, 실제로 미국이 지난달 25일 강화한 조치는 '30개월 이상'의 소에서만 뇌와 척수를 제거하는 것이었다"고 지적, '정부의 낙관적 해석'을 꼬집었다.

"왜 우리가 광우병 12번 발생한 캐나다와 같은 조건에서 협상하나"

< PD수첩>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 주요 수입국가들의 조건을 비교하기도 했다.

일본과 멕시코의 경우 각각 20개월 미만의 뼈를 포함한 살코기, 30개월 미만의 뼈를 포함한 살코기를 수입한다. 우리나라는 이번 협상을 통해 광우병 발생국인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30개월 이상은 뼈를 포함한 살코기', '30개월 미만의 경우는 특정위험물질(SRM)까지' 수입하게 됐다.

이에 대해 < PD수첩> "캐나다의 경우 12번이나 벌써 광우병이 발견됐다"며 "아직 광우병이 한번도 발생하지 않은 우리나라가 왜 캐나다와 같은 조건에서 협상해야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 5월 13일 방송된 MBC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2'
또 < PD수첩>은 "정부 당국자들은 해명이 필요한 부분마다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을 끌어댔지만, OIE 기준은 강제사항이 아니라 그저 권고사항에 불과하다"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바베이도스 등 4개국은 우리보다 먼저 OIE 기준을 충족해서 수입했지만 그들의 쇠고기 교역량은 한국과 비교하기조차 미미한 수준이다. 일본이나 유럽연합 국가들도 OIE 기준을 최소 기준 사항으로 보고 실제 협상에서는 엄격하게 기준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본 관계자 역시 "OIE의 경우 국제적 기준이긴 하지만 국제 기준이라해서 그대로 일본에 적용되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미국은 일본에게 한국처럼 30개월 이상 소까지 수입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소의 월령제한과 특정위험물질 제거는 반드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전문가 회의 이후 과학적 사실 뒤짚을 근거 없었다"

< PD수첩>은 현 정부가 수입위생조건을 대폭 완화한 배경과 해명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던진다. 지난 5일 '월령제한 30개월 미만 고수' '모든 연령에서 7개 특정위험물질 제거'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 내부 문건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됐다. 그러나 반년 사이 수입위생조건 대폭 완화한 현 정부는 이 문건에 대해 "미국이 광우병 통제국 지위를 얻은, OIE 기준을 뒤엎을만한 과학적 근거가 없어 30개월 이상까지 포함한 쇠고기 협상을 하게 됐다"고 항변해왔다.

하지만 이날 < PD수첩>은 당시 전문가 회의에 참석한 11인 중 한명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를 출연시켜 "지난해 전문가 회의가 마련한 각종 기준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과학적 근거는 없었다. 정권이 새로 들어섰다는 것이 하나의 차이점"이라고 역으로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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