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조배숙) 전체회의에서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었던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호선 관련 해당 회의록(3월 26일자)이 제출되면서 정회됐던 회의가 오후 4시30분경 속개됐다. 이 자리에서도 국회 문광위 소속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송도균 방통위 부위원장 호선의 부적절함과 회의장 퇴장 요구가 계속 이어졌다.

조배숙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통합민주당 의원들은 송도균 부위원장이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 합당치 않다고 합의를 해서 퇴장 요구를 했다"면서 "부위원장이 퇴장을 하면 그 다음에 질의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통위의) 내부적 합의"라면서 "제출한 방통위 회의록을 보니 처음에 이견이 제시됐다가 위원장 중재안에 상임위원 5명이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더라. 그렇다면 이 부분은 합의 내용을 존중해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 13일 오후에 속개된 국회 문광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방통위원들 ⓒ정영은
그러나 민주당 이광철 의원은 회의록을 인용하면서 "방통위 위상으로 보면 합의제임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합의의 명분하에 다수결로 처리했다"면서 "회의록 내용 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제출된 방통위 회의록을 읽어내려가면서 방통위원들 간에 이견을 보인 대목을 소개했다. 3월 26일자 방통위 부위원장 호선 관련 회의록에 따르면, 우선 이경자 방통위원과 이병기 방통위원 등 야당 추천 몫 위원들은 방통특위 법안소위의 속기록을 인용하면서 "(방통위 부위원장 호선은) 여야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 추천의 형태근 방통위원은 "전례상 차관회의를 여당 출신 부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송도균 위원은 "초기 조직안정을 위해 (부위원장은) 방통위원장과 호흡이 잘 맞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시중 위원장이 3년 임기를 반씩 나누어 맡자는 중재안을 내놓았고 결국 이 안이 통과됐다.

한편 이광철 의원과 지병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다수가 지속적으로 방통위 회의 비공개를 규칙으로 정한 것은 위법이라며 "방통위 회의 비공개 규칙 바꿀 의향이 있는가"라고 물었으나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위원들과 검토해보겠다"는 원칙적인 답변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이처럼 부위원장 호선 문제와 관련해 방통위와 한나라당은 '내부 합의' 입장을 고수하고 야당 의원들은 사퇴 요구를 계속하면서 공방이 한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이에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여야 추천 방통위원 전체가 모두 제 역할을 못해 결격"이라면서 전원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문광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간사로서 현재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송도균 부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을 문광위에서 의결할 것"을 제안했다. 이유는 회의 공개원칙을 어긴 방통위 설치법 위반과 국회출석 거부에 따른 국회법 위반 등이다.

조배숙 위원장은 정 의원이 제안한 안건에 대해 간사 합의를 하도록 했으며 다음 상임위에서 논의할 것을 결의하고 회의를 산회했다. 다음 회의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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