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 PD수첩> 고소·고발 방침은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빗발치는 비난 여론의 확산을 차단하고자 하는 청와대의 긴급 조치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13일 오전 11시 '청와대의 PD수첩 법적 소송 규탄' 기자회견이 청와대 근처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열렸다.

4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약칭 '미디어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 의혹 등을 방영한 MBC < PD수첩>에 대한 정부 차원의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 언론시민단체와 언론현업단체들이 13일 오전 11시 청와대 근처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청와대의 PD수첩 법적 소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송선영
기자회견에 참석한 언론연대 김영호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검역주권 포기는 미친 소가 웃을 일"이라면서 "청와대가 'PD수첩'을 상대로 소송을 강행한다면 40여개 참여단체와 연대해 'PD수첩 소송 모금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박성제 본부장은 < PD수첩>에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려는 정부를 '하늘 위에 날고 있는 까마귀를 하얀 백조라 우기는 사람들'에 비유하며 정부의 태도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박 본부장은 "검은 까마귀를 보고 검다고 이야기하는 언론에 민·형사상 소송으로 재갈을 물리고 사법처리 하겠다고 협박 하는 것이 실용정부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것이 국민을 섬기겠다고 하는 정부의 실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본부장은 이어 "MBC 기자, PD들은 정부의 잘못과 실상을 알리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고 'PD수첩'이 지치면 '뉴스데스크', '뉴스후', '시사매거진2580'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뒤 "어떠한 언론 탄압이 있어도 굴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PD연합회 양승동 회장도 "이명박 정부가 'PD수첩'이 국민을 선동 했다고,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이야기하지만 방송을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그렇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양 회장은 이어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이 20%대인 것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수렁에서 빠져나오려면 'PD수첩'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는 정부의 < PD수첩> 법적 소송 규탄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최근 행태를 비판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 ⓒ 송선영
진보네트워크센터 황규만 활동가는 "시민들의 자발적 목소리는 당연한 것임에도 정부는 이를 괴담으로 몰면서 수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인터넷 민주주의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며 괴담을 퍼트리는 것은 오히려 정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도 미국산 쇠고기 논란과 관련, 논리에 근거해 국민을 설득시킬 능력이 없는 정부의 태도를 비판한 뒤 "정부가 국민들의 저항을 억누르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할 날도 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최근 광우병과 관련한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며 "미국인 다수가 미국산 쇠고기를 위험하다고 하고 있고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도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정부가 주장하는 것 중 무엇이 유언비어이고, 무엇이 괴담이라는 것이냐"며 정부 주장에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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