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13일 오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조배숙, 이하 문광위) 업무 보고에 끝내 참석하지 않으면서 파행 운영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예정된 방통위 업무보고에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 5명 전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방통위는 지난 10일 팩스를 통해 국회 문광위 업무보고 불참을 통보한 바 있다.

"방통위 업무보고 불참, 국민과 국회 무시한 오만의 결과"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날 오전 방통위 업무보고가 무산된 국회 문광위는 국회법에 의거해 '방통위원장 및 상임위원 출석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국회 문광위는 방통위의 일방적인 전체회의 불참 통보로 논란이 거세지자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날 오후 2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과시키고 오전 11시 20분경 정회했다.

이날 의결에 참석한 문광위원은 조배숙 위원장을 포함해 14명으로 민주당 의원 12명,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 등이다. 문광위 간사인 장 의원을 제외하면 문광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은 전원 불참한 셈이다.

의결에 앞서 문광위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업무보고 불참 사건은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오만의 결과"라고 집중 비판했다. "헌법, 국회법과 방통위 설치법을 무시한 최시중 위원장에 대해 탄핵소추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광위, '방통위원장과 상임위원 출석요구' 의결…오후 2시 회의 속개 예정

이날 참석한 민주당 이광철, 유선호 의원, 지병문 의원 등은 "충격적 사태"라면서 엄중히 대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도 "이명박 정부의 요청도 있어서 시급한 민생 현안 탓에 17대 마지막에 회의를 잡은 것 아니냐"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높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현안 관련하여 방통위원회는 오늘(13일)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초대 방통위원들이 지난 3월 26일 현판 제막식을 갖고 있다. ⓒ미디어스 정영은
정청래 통합민주당 문광위 간사는 "원래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보고는 4월 29일 예정되어 있었는데 조직통합 문제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해서 재조정된 일정이었다"면서 "국회에서는 이런 상황이 한번도 없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정청래 의원은 "비난의 소나기를 피해보자는 방통위의 얄팍한 술수가 오늘 같은 사태를 일으켰다고 본다"며 "미국 쇠고기 수입 관련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국무회의 문제발언과 포털에 대한 덧글삭제 요청 등 따져 물어야할 현안이 산적해있기 때문에 방통위에 출석할 이유는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소속 문광위 의원들도 대거 불참

우상호 통합민주당 의원도 "국회법상 방통위 소관상임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는 말이 안된다. 왜 지난 4월 28일 문광위 법안심사소위나 5월 6일의 과기정위에는 참석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방통위의 이익에 필요할 때는 참석하고 책망의 자리는 피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방통위의 공문 한 장에 여당 의원들이 예정된 문광위 회의장에서 이렇게 자취를 감출 수 있는가"라면서 "그래서 이런 사태가 올 것을 걱정해서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임명을 강력히 반대했던 것"이라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참 사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문광위는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안건 논의를 위해 오후 2시에 속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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