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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부의 오만함은 어디까지인가?[논평] 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스 | 승인 2008.05.13 09:38

 - 방통위의 국회문광위 업무보고 거부에 대한 논평 -
 
'대통령의 최측근' 최시중 씨가 위원장으로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문광위)의 업무보고 요구를 거부했다.

지난 10일 방통위는 문광위원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13일로 예정된 문광위 전체회의에 나오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불참 이유에 대해 방통위는 “현행 국회법상 방송통신위원회의 소관 상임위원회가 불분명”하며, “위원장이 3월 26일 임명되고 방통위 조직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향후 방통위가 추진할 주요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에 업무보고를 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관 상임위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문광위 업무보고에 나올 수 없다는 태도는 그야말로 오만의 극치다. 소속 상임위가 정해질 때까지는 국회의 견제와 감시, 감독을 받지 않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구 방송위원회의 방송 관련 기능과 구 정보통신부의 통신 관련 기능을 통합한 기구다. 방통위가 국회의 감독 밖에 있겠다는 발상이 아니라면, 소속 상임위가 정해지지 않았다 해도 방송 관련 정책은 문광위에서, 통신 관련 정책은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다루면 될 일이다.

실제로 지난 6일 방통위 송도균 부위원장은 최시중 씨 대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위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바 있다. 송 부위원장은 4월 28일에도 문광위 법안소위에 방송관련 법안을 설명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와서 소속 상임위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문광위 전체회의 출석을 거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방통위 설치법은 방통위원장에 대해 “국회의 요구가 있을 때 출석하여 보고하거나 답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방통위설치법 제6조) 방통위가 방송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문광위의 출석을 거부하겠다는 것은 국회를 깔보고 법을 무시하는 처사다.

‘조직구성 미비’ 운운한 것도 핑계에 불과하다.

최시중 씨가 위원장으로 공식 임명된 날짜만 따져도 한 달이 훌쩍 넘었다. 그 동안 위원회는 회의 공개의 원칙을 어기면서 졸속적인 IPTV 시행령안을 내놨고, 영어FM 방송개국을 허락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기도 했으며 방송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해 여론이 악화되자 위원장이 나서 ‘방송 대책’ 운운하기도 했다.

이런 방통위 활동에 대해 국회가 보고를 받고 문제점을 따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시중 씨는 지금까지 방통위가 해 온 일들을 정확하게 국회에 보고하고, 질의에 답하면 된다. 조직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보고하면 될 일이다. 국회의 요구에 응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할 필요도 없고, 그럴 자격도 없다. 방통위가 엉뚱한 핑계를 대며 의무를 회피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다수가 되는 18대 국회까지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고 가겠다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방통위의 이번 결정을 누가 내린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최시중 씨의 독단인가 아니면 방통위원들이 회의를 열어 위원장의 불참을 결의라도 한 것인가? 분명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최시중 씨가 방통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최시중 씨에게 진지하게 묻고 싶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두 달여 만에 25%의 지지율을 보이는 데 대해 최시중 씨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지금 국민들의 저항과 불만은 미국 쇠고기의 완전 개방 한 가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강부자 내각’, ‘고소영 내각’이라는 신조어를 낳은 파행 인사, 부자와 재벌 등 ‘대한민국 1%’를 위한 경제 정책, 교육정책의 파탄, 무능하고 굴욕적인 외교 행태,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이겠다는 ‘대운하’ 건설 등등 오만하고 독선적인 국정운영 방식이 대위기를 맞고 있다.

스스로 잘 알고 있겠지만 최시중 씨의 방통위원장 임명 강행은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파행인사, 측근인사, 부도덕인사, ‘강부자’인사다. 최시중 씨가 지금 정권이 맞고 있는 위기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느낀다면 국회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악수(惡手)를 쓰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일로 최시중 씨는 국민들에게 ‘오만한 대통령에게는 역시 오만한 측근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최시중 씨는 도덕성, 전문성, 정치적 독립성 등 모든 면에서 방통위원장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여기에 더해 법을 무시하고 국회를 얕잡아 보는 오만한 태도까지 보였다. 지금의 행태로 방통위원장 자리에 계속 앉아있을 경우 방송통신 정책이 어떤 파행을 겪을지, 또 그것이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얼마나 키울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최시중 씨는 지금이라도 방통위원장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사회 전체를 위하고, 최시중 씨 스스로와 이 정부를 위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2008년 5월 1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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