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작가 해고 사태와 관련해, 백종문 MBC 편성제작본부장이 한국방송작가협회를 찾아가 "작가들을 복귀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작가들에 대한 해고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PD수첩> 작가들의 복귀를 위해 '전면 대응'을 선언했던 방송작가협회 측은 10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 6일 오전 11시, 한국방송작가협회(이사장 이금림)는 62년 협회 설립 이후 최초로 방송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협회 이사진들이 성명서를 낭독한 이후 구호를 외치는 모습ⓒ곽상아

지난 6일 한국방송작가협회(이사장 이금림)는 62년 협회 설립 이후 최초로 MBC 사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PD수첩 작가들의 즉각적 복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비장한 각오로 MBC에 대한 전면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송작가협회가 집회를 개최한 지 이틀 만인 지난 8일 오후, 백종문 MBC 편성제작본부장은 한국방송작가협회 사무실을 찾아가 "PD수첩 작가들을 복귀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방송작가협회에 따르면, 백종문 본부장은 8일 오후 이금림 방송작가협회 이사장과의 면담에서 이금림 이사장이 'PD수첩 해고작가들의 전원 복귀' '책임자 처벌과 공식 사과'를 요구하자 "PD수첩 쇄신 차원에서 PD들을 전원 교체했다"며 작가들에 대한 해고를 번복할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 백종문 편성제작본부 본부장 ⓒ 연합뉴스
또, 백종문 본부장은 <PD수첩> 작가 해고의 절차적 문제점과 관련해서는 "김현종 시사제작국장이 다소 성급했다"고 인정했으나, "사과한다는 의미인가"라는 이금림 이사장의 질문에 "사과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금림 이사장이 "타 장르의 작가들이 분노한 것은 작가들을 일용직이나 소모품으로 취급해서 언제든지 자르려면 자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MBC의 태도 때문이다. 900명 넘는 시사교양작가들이 대체집필 거부를 선언했는데, PD수첩을 폐지할 것인가"라고 묻자, 백종문 본부장은 "PD수첩은 폐지하지 않을 것이며, (작가들이 참여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그렇게 되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백종문 본부장은 이날 방송작가협회를 방문한 이유에 대해서는 "6일 MBC 사옥 앞의 옥외 집회때 이사장님이 오신지 몰랐다. 뙤약볕에 고생하시는 거 알았으면 차라도 한 잔 대접했을 텐데 결례를 범했다"며 "예우 차원에서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 본부장의 발언 내용을 전해들은 작가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MBC 구성작가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200명 넘는 작가들이 뙤약볕 밑에서 한 시간 넘게 집회하던 6일, 백종문 본부장이 웃으면서 집회 현장을 지나쳐 점심을 먹으러 가는 것을 보았다"며 "이사진들이 성명서를 전달하러 갔을 때도 MBC 정문을 바리케이드로 막아 땡볕 아래 한참을 세워놓을 땐 언제고 이제 와 결례 운운하다니, 그 뻔뻔함이 참으로 기가 막히다"고 비판했다.

방송작가협회 측은 백 본부장의 발언과 관련해 "MBC 사측이 PD수첩 작가 복귀에 대해 '거부한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하며, "10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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