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 드라마 <골든타임>의 최인혁(이성민 분)에게 죄가 있다면 병원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의사의 본분인 환자 생명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한 책임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최인혁이 속해있는 세중대 병원은 위급 환자를 살려낸 최인혁의 공을 치하하기보다, 되레 병원 내부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구실을 내세워 최인혁을 몰아내기에 바빴습니다.

환자를 살리기보다 병원 내의 입지, 지위 지키기에만 급급한 세중대 병원 의사들에게 의사로서 소명에만 충실한 최인혁은 오래 전부터 병원에서 내보내고 싶은 눈엣가시였겠죠. 그래서 그들은 똘똘 뭉쳐 최인혁을 내쫓고 병원에서 있었던 모든 분란에 대한 책임을 최인혁에게 전가합니다.

더욱 더 황당한 것은 최인혁 문제를 다루는 세중대 병원의 입장입니다. 의사로서 소명을 다했을 뿐인 최인혁과 그렇지 못한 양심불량 다수의 의사들 간의 갈등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최인혁의 손을 들어주기는커녕 다수 의사들의 말만 듣고 최인혁 하나만 내보내기에 급급하니까요.

그렇게 최인혁 한 사람 내쫓으면 평온해질 줄 알았던 세중대 병원은 오히려 최인혁을 퇴출하면서 병원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최인혁이 없는 응급실은 즉시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할 정도로 아비규환 그 자체였습니다. 최인혁을 대신해 그의 빈자리를 메워야 마땅한 의사들은 자신들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면서 집도 자체를 거부합니다.

그렇게 세중대 병원은 난장판이 되어가고,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던 최인혁이 직접 자신이 데리고 온 응급 환자를 수술하는 상황에 이릅니다. 게다가 응급실에 취재하려 온 한 기자에 의해 해당 병원 의사가 아닌 인혁이 수술을 집도했다고 보도되자 병원은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다행히 최인혁이 데리고 온 응급 환자가 평소 선행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경력이 있기에 망정이지 평범한 중국집 배달원이었다면, 인혁은 또다시 병원 질서를 어겼다는 구실로 손해배상은 물론, 법적 처벌까지 받게 될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습니다.

<골든타임> 최인혁처럼 집단 내 다수와 충돌하여 따돌림을 당하거나 곤경에 처하는 경우는 우리 사회에 종종 있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 사람들이 기대하는 ‘상식’은 관리자들이 갈등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가해자를 엄중하게 제재하고, 외톨이가 된 피해자를 보호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골든타임> 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 집단 따돌림(왕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몇몇 학교 현장 등 우리 사회는 약자인 피해자의 편을 들어주기보다 오히려 힘 있는 다수의 말만 듣고 소수의 피해자를 방출 혹은 퇴출하는 식으로 내부 갈등을 정리해왔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현재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티아라 화영의 계약해지 사건도 <골든타임>의 최인혁처럼 별 잘못이 없음에도 티아라 분란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쓰고 퇴출되는 모습과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때문에 티아라 내 왕따 사건이 없었다는 소속사의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여전히 왕따설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티아라와 소속사를 향한 불만이 식지 않는 상황입니다.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는 의사이지만, 내부 규칙을 어긴 죄로 병원에서 쫓겨난 최인혁. 왕따와 학교 폭력을 근절하겠다나 실상은 해결보다 쉬쉬 덮기만 급급한 현실과 오버랩되어 버린 <골드타임> 속 최인혁 퇴출은 오직 병원 실태 고발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이건 연예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반복되어온 고질적인 악순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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