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길영 KBS 감사
김인규 KBS 사장의 임기가 오는 11월로 만료되는 가운데, '땡전뉴스의 주역'이라고 평가받는 이길영 KBS 현 감사가 KBS 사장에 대한 임명 제청권한을 가진 KBS이사회의 수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KBS 내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길영 감사 등 11명을 KBS 차기 이사 후보로 추천한 바 있으며, 9월부터 본격적 임기를 시작할 11명의 이사 가운데 최고령인 이길영 감사가 호선을 통해 KBS 이사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S 새 노조(위원장 김현석)는 31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이길영은 이미 2006년 한나라당 경북지역 지방선거 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보수 정치인이었다. 이길영 이사 선임에 보수 정치권의 입김이 깊숙이 작용했다고 본다"며 "그가 이후 새누리당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지는 불문가지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89년 국정조사 당시 야당이 입수해 폭로한 '문공부-언론인 개별접촉' 문건에 따르면, 이길영 감사(당시 KBS보도국장)는 1987년 5월 13일 문공부 홍보정책관을 만나 '(전두환 정권의 호헌조치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으니) 김만철 회견 등을 확대 부각함으로써 신문보도의 편파성을 방송이 극복토록 노력하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87년 6월 항쟁 다음날인 6월 11일에는 문공부 홍보정책관을 만나 '9시 뉴스에서 민정당 행사를 49분 가운데 22분 내보냈고' '육성순서를 (노태우) 후보를 먼저 하고 (전두환) 대통령 치사를 뒤로 한 것은 대회 순서에 따른 것'이며, '민정당 측은 이 뉴스에 만족을 표했다'고 말했다. KBS가 시위대의 과격한 모습을 위주로 방송하고 경찰 대치 장면은 많이 방송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김현석 KBS 새 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단순히 비리 전력자의 KBS 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이길영 감사의 KBS 이사 선임은 (하반기로 예정된 사장 선임에서) 이 정권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장을 임명해서 끝까지 KBS를 자신들의 손아귀에 틀어쥐고 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하반기 사장 선임을 앞둔 대대적인 전초전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