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 올림픽으로 한창 떠들썩했을 시기 인터넷은 온통 '티아라'로 뜨겁습니다. 티아라가 큰 사랑을 받던 인기 아이돌 그룹이기도 하지만, 대중의 관심에 불을 지핀 것은 논란 이후 티아라 소속사가 보여준 행보 때문입니다.

현재 티아라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화영이 오랜 시간 왕따를 당했었다는 제보가 들어오곤 있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실제 티아라 내에 왕따 행위가 있었는지의 사실 확인은 불가합니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봤을 때 티아라의 문제는 단순히 걸그룹 내에서의 사소한 다툼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심각해 보였고, 그렇기 때문에 엄청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그간 행적으로는 썩 미덥진 않으나 워낙 민감한 문제이다 보니 소속사 측에서 '상식' 선에서 해결하겠지하는 최소한의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티아라 소속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취합니다. 현재 인천공학 주요 시설 매각화가 묻힐 정도로 대다수 대중들에게 중대사안인 티아라 왕따설은 만약 대중들에 눈에 보이는 것처럼 사실일 때는 티아라 소속사가 적극 멤버들 사이에 중재에 나서 왕따 주동자를 찾아내고 '퇴출'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엄중 다스려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한 후 어떻게 해서든지 멤버들 간의 쌓여있던 갈등을 풀어내는 게 다수가 기대하는 소속사의 '역할'입니다.

허나 티아라 소속사는 왕따 피해자로 지목된 화영을 보호해주는 대신 오히려 사실상의 방출(혹은 퇴출)을 선택합니다. 티아라 소속사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티아라 소속사는 화영을 티아라에서 내보내는 걸로 문제를 정리하려고 했습니다.

현재 소속사는 티아라 내 왕따설은 사실 무근이며, 오히려 불화가 있다면 모두 화영의 돌출 행동 탓이었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소속사의 말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화영이 왕따를 당했다고 단정 짓고 싶지는 않지만, 심각한 문제가 터진 후 바로 화영만 방출시키고 우리들은 아무 문제가 없었고 화영 탓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는 모습은 되레 화영 왕따설이 진짜가 아니었냐는 의심만 키우게 됩니다.

실제 티아라 내에서 일어난 일은 알 수 없으나, 왕따 피해자인 것 같은 화영만 내보내고 왕따 사건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소속사는 학교 폭력 가해자를 처벌하기보다 피해자를 전학시켜 문제 덮기에만 급급한 우리나라 교육 현장의 실상을 보는 듯합니다.

지금은 학교 폭력 문제가 전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되어 교육청이나 학교 현장에서도 더 큰 사건을 빚기 전에 학교 폭력, 왕따문제를 뿌리뽑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교 폭력과 왕따는 학교 측에서 앞장서서 해결하기보다 그저 쉬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만약 학교에 왕따가 발생했다면 교사는 일단 왕따 당한 학생의 편이 되어주고 학교 측에서 가해 학생들을 교화, 혹은 엄중히 다스려야 합니다. 선생님의 개입이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 사이 더욱 큰 괴롭힘을 야기할 수도 있지만 선생님에겐 학생에게 발생하는 문제의 방관자가 아니라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어린 청소년들을 아이돌로 훈련시키고 관리하는 등 학교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소속사는 멤버들끼리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기보다 문제의 근원을 밝히고, 가해자를 색출하고 어떻게든 피해자를 보호하는 등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학교 혹은 사회 집단 책임자의 의무입니다.

하지만 최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티아라를 쉽게 포기할 리 없는 소속사 측은 화영 하나만을 방출하는 선에서 자신들의 문제를 덮고자 했습니다. '해결'이 아니라 '회피'를 선택한 티아라 소속사의 무모한 행보는 약간의 '상식'을 기대했던 대중을 뿔나게 했고, 그저 이 태풍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티아라 소속사의 바람과는 달리 오히려 티아라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만 양산하고 있습니다.

사실이 아니라고 하나 심각한 왕따를 당한 정황이 속속들이 포착되는 와중에도 오직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기에 급급한 소속사.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위치에서 약자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강자 편에서 피해 학생의 뺨을 두 번 때리는 악순환이 이어져온 우리 학교 교육 현장이 보여준 모순의 데자뷰를 보는 것 같아 끔찍합니다.

만약 학교 폭력 문제가 아이들끼리, 혹은 학교 내에서 해결 가능했다면 지금처럼 사회문제로 대두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걸그룹 멤버들간의 갈등이 인천공항과 항공우주산업 매각화, MBC PD수첩 작가 일방적인 해고 같은 중대한 사안들이 묻힐 정도로 큰 화제를 몰고 오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말로는 왕따와 학교 폭력을 근절하겠다고 하나 실상은 해결보다 쉬쉬 덮기에만 급급한 현실. 그런 모순들이 쌓이고 쌓여 오늘날의 티아라와 소속사를 향한 분노에 이르게 된 것 같아 더욱 씁쓸한 2012년 7월 마지막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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