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다음달 23일 SBS의 광고판매대행을 맡고 있는 미디어 크리에이트의 설립을 허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역방송협의회는 31일 방통위에 설립 불허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이날 농성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SBS와 지역민방간의 계약이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방송협의회는 SBS가 제시한 지역민영방송 합의문이 지역방송의 편성권과 지역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 지역방송협의회가 31일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SBS의 광고판매 대행을 맡고 있는 미디어 크리에이트의 설립 허가 불허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디어스

지역방송협의회는 기자회견문에서 "부당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알렸음에도 방통위는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역방송협의회는 "방통위는 SBS에게 불평등한 협약의 즉각적 수정과 지역민방과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성실한 지원 계획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며 "요구가 반영되지 않으면 미디어 크리에이트 설립을 불허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대환 지역민영방송노조협의회 의장은 "SBS는 지역민방을 더이상 그들의 탐욕을 위한 도구로, 자회사로 생각하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면서 "편성권을 침해하고 지역성을 무시하는 행태에 대해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대환 의장은 "SBS는 지역민방, 중소방송사의 여건이 힘든 점을 이용해 광고를 무기로 편성권을 박탈하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방통위는)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창식 춘천 MBC 지부장은 "SBS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주무부처로서 이를 통제해야할 방통위가 아무런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창식 지부장은 "방통위의 존재 이유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OBS 희망조합지부도 방통위의 ‘미디어렙법 지원고시’ 제정에 반발하며 지난 30일부터 방통위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방통위는 지난 5일 OBS의 광고 결합판매를 공영과 민영, 7: 3 비율로 결정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김용주 OBS 지부장은 "억강부약(抑强扶弱)이 시대정신"이라며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할 방통위가 아무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주 지부장은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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