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현이 조현민을 몰락시키기 위해 법정에 자진 출두했습니다. 2회를 남긴 상황에서 정공법을 택한 김우현의 선택은, 하지만 법정 싸움으로 끝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남겨진 복선이 무엇인지가 더욱 궁금해지기만 합니다.

법정에 출두한 김우현, 마지막 반전은 조현민이 아니다

2회를 남긴 상황에서 김우현의 법정 출두는 의외였습니다. 여전히 남은 이야기가 많은 상황에서 조현민에게 결정타가 될 수밖에 없는 김우현의 행동은 의외였습니다. 18회에 등장하기에는 너무 성급하다는 점에서 마지막 반전은 의외의 인물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김우현이 조현민을 조사해서 보고서를 올린 내용과 그 보고대상이 신경수 수사국장이라는 사실은 권혁주와 유강미를 당황하게 합니다. 경찰청의 조현민 동조자가 바로 신 국장이라는 사실은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동안 자신들이 의심해왔던 전재욱 국장이 아니라 허허실실하던 신 국장이 범인이라는 사실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전 국장을 살해한 범인이 대형 팀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우현은 사이버 수사 1팀과 함께 수사를 진행합니다. 김우현이 된 박기영이 주도하여 진행하는 수사는 해커 하데스다웠습니다. 전 국장이 살해당하는 상황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 우현은 미끼를 던져 대형 팀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대형 팀을 잡지 않는 한 조현민을 잡아낼 수 없다는 점에서 그들을 잡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이미 경찰청에 깔린 세이프텍의 백신이 해킹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들은 이태균 형사를 통해 'CK 전자 베타 버전'을 분석하도록 지시합니다. 이는 곧 대형 팀의 움직임만이 아니라 그들을 일거에 잡아들이기 위한 하데스만의 전략이었습니다. 해커들에게는 해커 기술로 잡는다는 그의 전략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이동 중인 트레일러에 기지를 설치하고 사이버 수사대를 감시하던 그들은 분석 보고서를 해킹하면서 역으로 심어 놓은 해킹 툴로 인해 은신처가 노출되고 말았습니다. 하데스다운 작전은 그들을 위기에 몰아넣었고 추적을 통해 대형 팀을 일망타진하게 됩니다. 그 과정이 흥미롭게 진행되기는 했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해커를 잡기 위해 해킹 툴로 잡아내는 과정은 분명 흥미로운 반전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보인 허술함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대형 팀이 해킹당하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그대로 당하는 과정이 조금은 작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김우현과 권혁주가 멋지게 대형 팀을 막아내는 과정을 묘사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음은 분명하지만 이 과정에서 좀 더 치밀함이 있었다면 좋았을 듯합니다.

조현민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존재인 대형 팀을 잡은 그들은 하지만 다시 한 번 현실의 벽에 부딪치고 맙니다. 조현민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이들이 쉽게 그를 주범으로 고백하지는 않고 있으니 말입니다. 좀처럼 잡을 수 없는 조현민을 잡기 위해 김우현이 선택한 방법은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법 위에 군림하는 거대한 재벌 회장이 된 조현민을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제 더 이상 해커 하데스가 아닌, 한 아버지의 아들인 김우현이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스테가노그래피'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치를 이야기하던 '유령'에게 이 기법은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해킹을 통해 자신의 복수에 성공하는 조현민이나 경찰학교를 나와 세상을 바로잡기위해 해커가 된 박기영이나 모두 비슷한 존재들입니다. 다만 그들이 악과 선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였을 뿐 이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유령과 하데스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가면을 쓴 권력들과의 싸움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과연 이들이 누구를 위해 혹은 무엇을 위함인지 알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지배당하는 사회의 모습을 강렬하게 지적하는 '유령'은 그래서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어둠의 가면을 쓰고 활동해왔던 조현민이 스스로 유령임을 드러내고, 김우현으로 자신을 숨긴 채 유령을 잡기 위해 노력하던 박기영이 그와 마주하던 순간은 '유령'에서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유령'이라는 드라마의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준 이 둘이 다시 한 번 정면 대결을 벌이는 과정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GPS, EFS 게임, 스마트 폰 등 다양한 증강현실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 '유령'은 이런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드라마로 다가옵니다. 모든 것은 디지털화 되는 세상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모든 정보가 노출되고, 삶마저 왜곡될 수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경고하는 '유령'은 그래서 매력적입니다.

조재민 부회장에게 부여된 죄목이 모두 조현민이라고 법정에서 지목한 김우현은 자신의 가면을 벗고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나서게 되면 가장 크게 다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본인일 수밖에 없음에도 그가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 방법 아니라면 결코 거대한 악이 된 조현민을 잡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희생 없이 범인을 잡아낼 수 없다는 점에서 김우현이 된 박기영의 희생은 대단함으로 다가옵니다.

문제는 과연 조현민을 잡고 나서 마무리되는 것이냐는 점입니다. 이태균은 '트루 스토리'에서 왜 USB 파일에 'cap110'이라는 제목으로 파일을 저장해야 했을까요? 그리고 유강미가 함께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태균 형사의 말을 꺼내려고 했을까요? 하데스의 해킹이 있었던 장소에서 등장한 최승연 기자가 과연 그저 '쪼린 감자'로만 머물고 마는 것일까요? 절대 그렇지는 않을 듯합니다. 아직 2회 분의 이야기가 남은 상황에서 조현민의 잘못을 가려내는 것과 상관없이 남겨진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작가가 준비하고 있는 강력한 반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존재라고 여겨졌던 인물들이 반전의 핵심이었다는 점에서도 여전히 의문점을 남기고 있는 '유령'은 의외의 인물이 보여주는 반전이 기대됩니다. 그게 권혁주가 될지, 아니면 최승연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조현민과 상관없는 또 다른 의문과 해법을 위한 반전이 '유령'에는 '스테가노그래피'처럼 남겨져 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