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유령'이 마지막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습니다. 김우현이 된 박기영이 유령의 실체 조현민을 만나는 장면에서 둘 중 하나의 몰락이 없으면 결말은 나오지 않음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전재욱은 유령의 마지막 희생자? 신정수는 마지막 반전을 위한 존재?

알 수 없는 존재인 유령에 의해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는, 전형적인 이야기 방식은 탄탄함이 함께하면 즐겁게 됩니다. '유령' 역시 이런 다양한 이야기의 힘이 하나가 되어 새로운 작품이 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십여 년 전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당시 아버지를 배신했던 이들을 죽이는 잔인한 조현민의 행위는 단순히 복수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세강 그룹을 되찾기 위한 노력보다는 자신이 이 세상의 왕이 되어 모든 것을 차지하겠다는 야욕만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조현민을 위기에 빠트릴 수밖에 없는 'CK전자 하드 원본'을 두고 박기영의 과거 사무실에서 벌이는 둘의 대립은 결말을 위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정체를 알고 노골적으로 대립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결말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는 것은 그만큼 둘의 대립이 치열했기 때문이겠지요. 김우현이 왜 자신의 편에 서야만 했는지 박기영은 알지 못한다고 이야기하는 조현민의 모습에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노골적으로 김우현이 된 박기영에게 자신을 도우라고 이야기하는 조현민에게 두려움이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끝까지 자신의 요청을 거절한 박기영에게 "김우현이든 박기영이든 상관없이 이제 끝이다"라고 외치는 조현민의 모습은 경악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조작된 파일을 통해 남상원 대표가 숨지던 순간을 찍은 영상이 공개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자신은 가려지고 오직 김우현만 존재하는 영상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김우현을 자신의 편에 서게 하기 위해 함께 있는 자리에 남 대표를 죽인 조현민의 술수였지만 실체를 아는 이들은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위기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더욱 경찰청의 내조자가 신경수 수사국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더욱 긴박하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조작된 증거와 힘을 가진 내조자.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상황에서 그들에게는 거칠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우현은 수배의 대상이 되고 최대 위기를 맞게 됩니다. 유령을 실체를 찾아내고 손아귀에 잡기 직전이었지만 유령은 그렇게 쉽게 잡힐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졸지에 경찰에 쫓기는 존재가 되어버린 김우현에게 남겨진 것은 유령과의 맞대결이었고 그런 반격은 노골적인 방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트루 스토리'를 통해 기사를 만들고 이를 좀비 피시를 통해 게시물 조회수를 조작해 조현민을 압박하는 상황은 흥미로웠습니다.

조작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해킹을 통해 조현민에게 타격을 입히는 방식은 바로 유령 조현민이 행했던 방식이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컴퓨터를 통해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야욕을 가진 조현민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공격하는 박기영은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였으니 말입니다.

자신을 위협하는 박기영을 잡기 위해 김우현의 아버지를 위기에 몰아넣고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 그를 노리는 상황은 긴장감을 부여했습니다.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는 김우현으로서는 중요한 인물인 김석준을 만나야만 합니다. 과거 사건에서 살아있는 유일한 존재인 그가 문제를 풀어내는 핵심적인 단서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로 공유되었다는 점에서 김석준의 병원 장면은 중요했습니다.

겹겹이 경찰들이 감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로 변장을 하고 김석준을 찾은 김우현이 된 박기영은 그곳에서 조현민을 무너트릴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찾게 됩니다. 김우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자신을 찾아 온 이가 박기영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는 우현이 의도적으로 조현민을 도왔다는 사실을 밝히게 됩니다.

꼼꼼하게 사건을 정리하던 우현. 아버지의 말이 진실이라면 그는 조현민과의 관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확실한 단서를 가지고 있는 게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단서를 찾기 위해 찾아간 김우현의 집에서 결국 USB에 담긴 실체와 마주하게 됩니다.

김우현이 조현민을 만나게 되고 이후 사건들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수사보고서를 통해 모두 담아두었습니다. 세이프텍의 문제와 조현민의 탐욕을 모두 알고 있는 김우현은 그의 내조자가 아닌, 그의 실체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던 존재임이 문건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그가 왜 조현민과 함께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 의문의 상황에 연루될 수밖에 없었는지는 그 수사보고서에 모두 존재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숨겨졌던 사건의 진실과 그 안에 담겨 있던 의문에서 김우현이 결코 조현민의 내조자가 아니었다는 점은 명확해졌습니다. 그리고 그가 작성했던 보고서는 모두 신정수 수사국장에게 보고되고 있었다는 사실도 흥미롭게 이어집니다.

"경찰청에 그 사람의 동조자가 있다면서..."

라는 장면에서 의외의 변수를 생각해볼 수밖에 없는 것은 그가 너무 쉽게 노출되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마지막 회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된 신 국장이 이상하지는 않지만 반전이 꼬리를 무는 방식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마지막 숨겨진 반전이 의외로 신 국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는 누가 봐도 분명한 조현민의 동조자입니다. 그리고 박기영과 마주한 상황에서 사건의 실체를 들려주며 총으로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당당했던 그의 모습은 의외의 변수들이 존재할 수 있음을 예고했으니 말입니다. 영상 특히 드라마에서 보이는 이야기의 흐름은 편집에 의해 충분히 조작되고 감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전을 위한 다양한 복선들은 여전히 마지막 회를 위한 장치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복선들은 우현이 된 기영을 돕고 있는 강미와 미친소도 예외일 수는 없다는 점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전재욱 국장이 조현민의 동조자일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사실은 신경수 국장이었다는 반전은 의외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했다는 점에서 특별하진 않지만 이런 식의 반전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박기영이 믿는 유일한 존재가 된 전 국장에게 사건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증거를 건넸지만 이 상황이 곧 그의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 조현민의 사주를 받은 암살자가 존재했고 중요한 파일을 가진 전 국장은 죽음 직전까지 몰리게 됩니다.

이런 상황 모두가 김우현의 범죄로 조작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는 도망자 신세를 면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조현민에 의해 죽은 친구 우현의 억울함도 풀어야 하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탐욕이 찌든 유령도 잡아야 하는 박기영에게 이 상황은 너무 힘든 시련의 연속일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조현민에 의해 도망자 신세로 전락해버린 김우현, 아니 김우현이 되었던 박기영. 그가 그저 아무런 준비 없이 유령에 의해 쫓기는 신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자연스러울 듯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동조자들을 위해 과거 '싸인'에서 보여주었던 방식의 죽음이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관성일 듯합니다.

반전이 일상이 된 '유령'이 수많은 반전을 통해 마무리를 할지 아니면 의외로 반전 없는 정공법으로 유령과의 대결을 그려낼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실체가 드러난 유령에 맞서 싸우는 하데스의 대결 구도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소지섭은 엄기준을 잡아내 모든 악행을 멈추게 할 수 있을지 남은 3회가 기대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