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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아무도 눈치 못 챈 지독한 풍자[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2.07.19 09:26

줄곧 조현민의 뒤를 쫓기만 했던 김우현이 마침내 뜨거운 한 방을 날렸다. 그것도 아주 큰 한방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경찰로서의 직위가 해제된 일반인의 상태에서 벌인 작전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검찰청 도청사건이라는 희대의 스캔들로 인해 사이버수사팀 전원이 직위해제 되고, 팀장이 구금된 상태라 시쳇말로 뚜껑이 열린 경찰의 카운터펀치에 조작사건을 일으킨 검사는 물론 배후의 조현민까지도 휘청거리게 했다.

간만의 역전은 조현민의 사소한 실수 혹은 방심에 의해 시작됐다. 권혁주가 과거 세이프텍 도청에 썼던 도청기를 검찰을 방문한 김우현을 옭아매는 데 쓰려고 했던 것이 너무 과했던 것이다. 결국 검사가 체포할 수 있었던 것은 김우현이 아니라 권혁주이었지만 사건의 심각성으로 인해 사이버수사대 전원이 직위해제를 당한 것이다.

   
 
거기다가 통 보이질 않던 트루스토리 최승연은 곽도원을 돕는답시고 엄기준의 끄나풀인 우리일보 구연주에게 세이프텍 도청사실과 기기까지 통째로 넘기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러 권혁주 팀장은 상습적인 불법도청 경찰이 되고 말았다. 간만에 등장해서는 엄청난 민폐를 끼치다니.

그러나 본디 해커였던 김우현은 경찰직위가 없다고 할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조현민의 세강그룹 회장 취임식이 열리는 시간데 사이버수사대는 치밀한 계획으로 세강그룹과 세이프텍에서 도청기와 관련된 증거를 귀신같이 찾아내는 데 성공한다. 과거 세이프텍이 디도스를 가장해서 대한전력을 노렸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세이프텍을 공략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태균은 일반 PC방에서 세이프텍에 디도스 공격을 가하고, 김우현은 세이프텍 직원을 가장해 서버실에 잠입해서 CCTV 자료를 복사했다. 또한 유강미는 조현민의 차량 블랙박스를 복사해왔으며, 변상우 역시 세강그룹 주요임원과 비서의 하드를 복사해와 도청 조작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

김우현은 그 모든 자료를 취합해서 전재욱 국장을 찾아갔고, 지금껏 의심스러웠던 국장은 의외로 기자회견을 열어 검사의 조작을 깨뜨리고 말았다. 결국 권혁주는 풀러나고 조현민은 자신의 계획이 틀어진 것에 대단히 불쾌해 한다. 그리고 세이프텍에 디도스 공격이 있었다는 보고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대형팀에 위기가 닥쳐온 것을 눈치 챈다.

   
 
그 시각 권혁주를 기자들로부터 탈출시킨 사이버수사팀은 김우현이 세이프텍 서버에 심어둔 추적 프로그램을 통해 대형팀의 소재를 알아냈고, 그들을 잡기 위해 출동 중이었다. 사이버 수사대가 현장에 도착할 즈음 조현민의 연락을 받은 대형팀은 황급히 데이터를 삭제하고, 다급한 나머지 컴퓨터를 창밖으로 내던지기까지 한다. 건물에서 떨어진 컴퓨터를 보고 사이버 팀은 대형팀을 직감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과연 대형팀과 사이버 팀의 스파이 강응진 박사를 답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여기서 옥에 티 하나. 분명 주소를 용산구라고 했는데 그 건물은 지역번호 031을 사용하는 일산 부근이라는 점)

그런데 조현민이 김우현 모함에 실패하자 곧바로 지시한 내용이 있었다. 사이버 수사국 전재욱 국장의 약점을 잡으라는 것이다. 그 전에 조현민 사건 담당검사에 대해서 그랬던 것과 같다. 아니 세강그룹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계열사 사장들의 부정과 비리를 손에 쥘 수 있었던 것 때문이었다. 힘 있는 자의 약점을 쥔 이상 조현민은 더욱 막강해질 수 있었다.

   
 
즉, 조현민의 진정한 힘과 무기는 상대의 비리라는 점이고, 그 힘이 최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조현민이 포섭하거나 공격하고자 하는 대상들이 모두 치명적인 부정과 비리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조현민이 손에 쥔 기업인과 공직자들의 비리 증거는 그들을 꼭두각시로 만들고 만다.

조현민이 막강한 힘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사회 주요인사들의 부정과 비리가 많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작가의 독한 풍자가 조현민의 파워에 숨겨져 있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유령의 실체는 바로 사회지도층의 비리가 아닐까 싶은 대목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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