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그콘서트> 출연진들에게는 하늘보다 무서운(?) 존재인 서수민PD를 연달아 공격하던 개그맨 박성광의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새노조 파업에 참여한 서수민PD가 <개콘>에 복귀하자마자 박성광 부분이 가차 없이 편집당하더니 7월 1일 방송에는 박성광 대신 이문재라는 신인 개그맨이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스스로 "서수민 감독님이 보냈다"면서 자신의 신분을 밝힌 이문재는 "박성광 네가 세상에서 가장 못생겼다"면서 서수민PD가 시킨 대로 박성광에게 독설을 가합니다. 기수에 따라 서열을 중시하는 개그맨 세계에서 후배가 선배의 외모를 지적하는 것은 감히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현재 이문재는 <개그콘서트> 권력자 서수민PD의 명에 충실한 '아바타'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서수민PD가 대신 내보낸 이문재 천하는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박성광이 무대로 튀어 나왔거든요.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해서 대체인력까지 쓰는 서수민PD에 <개콘>에서도 인지도 높은 박성광조차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그콘서트>에서 편집, 출연 등 막강한 권한은 대부분 서수민PD 손 안에 있으니까요.

결국 박성광은 서PD에게 항복을 외치며 (일개 개그맨이) 서PD의 서슬 퍼런 권력을 이길 수 없으니까 노래만 하겠다면서 진짜 신보라, 정태호와 함께 얌전히 노래만 불렀습니다. 그렇게 서수민PD가 원하는 대로(?) 업무에 복귀하고 조용히 노래만 부른다 싶다 했더니만, 역시나 박성광의 서PD를 향한 저항의식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방송 말미에 갑자기 옷을 훌러덩 벗으면서 뒤로 돌아선 박성광은 티셔츠 뒷면과 등에 적힌 "서수민 못생겼어"로 보는 이들의 폭소를 자아냅니다.

제아무리 서수민PD가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출연권을 담보로 협박(?)을 가한다 해도 박성광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개콘>을 보는 시청자들 중에 서수민PD와 박성광이 <개콘-용감한 녀석들>에서처럼 진짜 서로 으르렁거리는 사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매번 '용감한 녀석들'을 할 때마다 서수민PD를 공격하고, 바로 서PD가 박성광 응징에 들어가는 개그가 식상하게 여겨질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개콘> 최고 인기 코너도 과감히 폐지하고 새로운 코너로 채워놓는 변화를 좋아한다는 서수민PD가 자신을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은 박성광에게 편집은 가해도 살려놓는 이유는 상당히 명백해 보입니다. 자신을 끊임없이 공격하는 박성광을 진압하고, 심지어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과정을 통해 뭔가 보여주고 싶었던 거지요.

그래서 지난 1일 <개그콘서트-용감한 녀석들>에서 박성광 대신 투입된 이문재가 웃기면서도 지금 어디에선가 똑똑히 본 장면이라 씁쓸함을 안겨줍니다. 서수민PD가 시키는 대로 대본만 따라 읽었을 뿐(?)인 이문재와 자기에게 독설을 내뿜은 박성광을 내치고, 자기 말 잘 듣는 앵무새 이문재를 앉혀놓은 서수민PD. 이 모든 게 서수민PD와 박성광의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완성된 콩트이긴 하지만 박성광이 아닌, 이문재를 대신 투입하여 박성광의 입을 봉쇄하고자하는 서수민PD는 현실의 누군가를 꼭 빼닮은 모습이어서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그런데 코너 이름 그대로 겁도 없이 '용감한 그 녀석들'은 서수민PD 외모 공격에 이어 KBS에서 MBC <무한도전>이 보고 싶다고 큰 소리로 외칩니다. "<무한도전>이 보고 싶다"는 정태호의 외침에 순간 방청석은 더 큰 환호와 박수가 쏟아져 나옵니다. 박성광이 서수민PD에게 용감하게 입을 잘못 놀려(?) 편집도 당하고 새파란 후배에게 자리 위협까지 느끼는 수모를 당한다고 하나 어디 22주 결방에 외주제작화 심지어 폐지 검토설까지 나돌고 있는 <무한도전>만 하겠습니까.

<개그 콘서트-용감한 녀석들>과 시청자들은 <무한도전> 대체 프로그램이랍시고 제작된 이름만 <무한도전>이 아니라 정상적인 방송 환경에서 김태호PD와 일곱 남자들이 함께하는 <무한도전>이 보고 싶습니다. 이제 제발 진짜 <무한도전> 좀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KBS에서 MBC 노조 파업을 간접적이나마 언급하며 <무한도전>이 보고 싶다고 소리 지른 '용감한 녀석들'이 참으로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그것은 바로 수많은 시청자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진짜 용감이 필요한 강렬한 외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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