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유머의 대명사 신동엽에 이어 19금 퍼포먼스의 지존 박진영이 출연한 tvN <새러데잇 나잇 코리아 시즌2>(이하 SNL코리아2>는 확실히 '어른들을 위한 쇼'로 자리매김을 한듯합니다.

하지만 23일 호스트 신동엽이 너무 '센' 탓이였을까요. 30일 호스트 박진영도 자신이 만들어놓은 유행어 '공기반 소리반'을 스스로 패러디하면서 웃음을 선사하는 만만치 않은 19금 호스트였지만 아무래도 전 회가 평소 <SNL코리아2>를 보지않았던 시청자들에게도 강하게 어필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탓인지 이번 박진영 편은 신동엽편보다 더 노골적으로 농염한 장면이 나왔음에도 어딘가 모르게 밋밋한 느낌이 든다는 것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지난 <SNL코리아2> 최고 레전드로 기록될 신동엽 편보다 볼만한 콩트가 있었다면 배우 신은경이 특별 출연하연 '우리 재혼했어요'가 아닐까 싶어요. 지난 23일 보는 이들을 꽤나 골때리게 했던 '쨕' 대신 현재 MBC에서 방영하고 있는 <우리 결혼했어요>를 패러디한 '우리 재혼했어요'는 제목 그대로 결혼한 경험이 있는 연예인들의 가상 결혼생활을 보여주는 페이크 다큐입니다.

7월 19일에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가 개봉을 하여 스스로 '무비스타'로 지칭하나, 배우로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박진영과 호흡을 맞춘 배우는 24년 연기 내공이 돋보이는 신은경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영화 <조폭 마누라>시리즈를 통해 웬만한 여배우들은 감히 넘볼 수도 없는 카리스마 넘치고 박력있는 여전사 이미지를 구축한 스타입니다.

아무리 신은경이 <조폭 마누라>로 이름을 날렸다고하나, 이미지가 생명인 여배우로서 노골적으로 벗지는 않지만, 그 이상으로 민망한 대화와 상황 설정이 오고가고, 심지어 요즘 가장 민감하다는 정치 풍자가 주를 이루는 19금 쇼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거에요.

하지만 신은경은 수 십년의 배우 경력을 살려 터무니없어 보이는 소꿉놀이를 '진짜 박진영과 신은경이 재혼했나?'싶을 정도로 마치 진짜처럼 믿게하는 놀라운 리얼리티를 부여합니다. 가수치곤 꽤 연기를 하는 편이고 스스로 '무비스타'로 칭하나, 아직 배우로서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박진영도 신은경의 호흡에 맞춰 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자신만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구요.

30일 호스트는 분명히 박진영이었으나, 신은경의 특별 출연으로 더 빛이 났던 <SNL코리아2>로 기억될 듯 합니다. 이왕이면 신은경도 게스트가 아닌 호스트로서 <SNL코리아>에 출연하면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코믹 연기로 화제가 되는 멋진 <SNL코리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어떤 배역이던 최선을 다해 열연하는 진짜 여배우 신은경. 그녀의 힘찬 도전을 응원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