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수요일 MBC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 코너 김장훈 편의 한장면이다.

강호동이 김장훈의 과거를 들췄다. 김장훈이 예전에 다른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나이를 집요하게 묻자 화가나서 녹화 중 뛰쳐나가 집으로 가버린적이 있었단다. 그가 이렇게 해명했다.

"나이를 속인게 아니라 얘기를 안 했는데, 그것도 속인것일수 있죠. 그게 어떤 거냐면, 틀이라는게 사람을 행복하지 않게 만든다는 생각을 많이 가져요. 특히 예술에서. 제가 그런 숫자로 지정해두면 무대에 올라갔을때 제 행동에 분명히 제약을 받아요. 이를 테면 세일러문 미니스커트 입고 (손동작을 하며) 딱 했어요. 그거보고 '아이, 나이 먹어가지고 저거' 이럴 수 있는거에요, 사람들 생각에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게 뭐 저한테 득이되는 게 아니라, 저를 가둬놓으면 가둬놓을 수록 관객들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그러는거에요). 그냥 내 나이는 김장훈이라고요."

참 아름다운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모두가 나이를 묻고, 그 틀아래에서 상대방을 판단한다.

극명한 사례는 <황금어장>이 끝난 뒤 방송된 KBS <수요기획> '골드미스, 우리 결혼할 수 있을까?'편에서도 나왔다.

<수요기획>은 기껏 출세했더니 나이 많다고 결혼시장에서 찬밥신세가 된 골드미스들의 불편한 속내를 가감없이 담았다. 시어머니 될 분들은 아들 기죽을까봐 싫다고 하고, 남편 될 분들은 돈은 내가 벌면 된다고 손사래친다. 더구나 접근하는 몇몇 예비 신랑감들도 골드미스들을 잠시 함께 놀 쉬운여자 취급하거나, 연봉에 더 눈독을 들인단다.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골드미스들은 황당하고 억울하기 짝이 없다. 제발 나이를 묻지 말고 인간자체로 대해달라고 세상에 호소했다.

허나 성공도 못했으면서 나이만 많은 이땅의 평범한 솔로여성들은 <플랜더스의 개>나 보며 울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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