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 대변인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두 가지로 첫 번째는 농지 매입 당시 거짓 서류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 대변인은 2004년 부인 명의로 땅을 구입 하면서 농업경영계획서와 위임장을 제출했는데 당시 이 대변인의 부인은 해외에 나가 있는 상태로 기재돼 대리 제출됐으나 이 대변인 부인은 국내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 됐다. 두 번째 의혹은 이동관 대변인은 농지 관련 의혹을 단독 보도하려는 국민일보에 전화를 넣었고 이에 기사가 해당 지면에 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사 무마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지난 30일 방송 3사는 메인뉴스를 통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을 둘러싼 의혹을 보도했다.

KBS MBC 이동관 대변인 둘러싼 의혹 소상히 보도

먼저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2개의 리포트를 통해 이 대변인을 둘러싼 의혹을 보도했다.

▲ 4월 30일 MBC <뉴스데스크>.
<뉴스데스크>는 '기사 외압 논란'에서 "국민일보 취재기자가 이를 확인해 보도하려 하자 이 대변인이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잘못했다, 이번 건만 넘어가 주면 은혜는 반드시 갚겠다'고 했고 그 뒤 기사가 빠졌다"고 기사 외압 과정을 설명했다.

MBC는 이어 '석연찮은 해명'을 통해 "이동관 대변인의 해명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이 있다"고 언급한 뒤 "(기사 외압과 관련)상대가 청와대 핵심참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탁을 받는 쪽에선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KBS는 지난 30일 <뉴스9>에서 모두 3개의 리포트로 이동관 대변인을 둘러싼 두 가지 의혹과 정치권의 반응을 소상히 보도했다.

먼저 KBS는 '거짓 서류 제출'에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부인 명의의 농지를 매입할 당시 거짓 서류가 제출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면서 "이 대변인은 앞서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실정법을 모르고 땅을 샀을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또다른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뉴스9>는 '보도 무마 압력 의혹' 리포트를 통해 이 대변인 관련 의혹을 보도하려한 국민일보 간부에 전화를 건 당시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 4월 30일 KBS <뉴스9>.
리포트에 따르면, 28일 이 대변인의 농지 관련 의혹을 단독 취재한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고 있던 즈음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국민일보 편집국 간부에게 전화를 걸었고 해당 기사는 이후 지면에 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KBS는 고차원 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의 발언을 통해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자리에서 전화를 걸었다는 것 자체가 명백한 외압이다"고 전한 뒤 "국민일보는 두 달 전에도 박미석 청와대 수석의 논문 표절 의혹 관련 특종 보도를 내지 않아 비슷한 파문을 겪은 바 있다"고 말했다.

<뉴스9>는 또한 "고발"…"정치공세"에서 관언유착이라며 이동관 대변인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야권의 움직임과 지나친 정치 공세라고 일축한 한나라당의 입장을 함께 보도하기도 했다.

SBS, '야권의 추가사퇴 공세'에만 초점 맞춰 보도

MBC와 KBS가 이 대변인을 둘러싼 의혹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당시 사건 경위를 보도하는 데 주력한 반면 SBS의 보도는 ‘야권의 추가사퇴 공세’에 보도의 초점이 맞춰졌다.

▲ 4월 30일 SBS <8뉴스>.
SBS는 <8뉴스> '추가 사퇴 공세'에서 "청와대 인선을 두고 야권의 추가사퇴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며 "통합민주당은 이 대변인이 이런 사실(농지 관련 의혹)을 보도하려던 한 일간지에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이 해당 언론사 노보를 통해 제기됐다며 사퇴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SBS의 보도의 흐름은 △통합민주당, 재산관련 의혹 제기된 정부 인사 4명 검찰 고발 △ 통합민주당, 일간지에 압력을 가했다는 이 대변인 사퇴 요구 △이 대변인, 농지를 매입 당시 허위 위임장을 제출해 농지취득 자격 증명 발급△ 법 절차를 몰랐고 해당 언론사에 선처를 부탁했을 뿐이라는 이 대변인의 해명이다.

즉 SBS는 이날 보도에서 이 대변인을 둘러싼 의혹을 정확히 짚지 않고 '얼버무려' 보도했다고 볼 수 있다.

<8뉴스>는 통합민주당의 사퇴 공세를 바탕으로 이동관 대변인의 해명을 덧붙여 보도했으며 이 대변인을 둘러싼 의혹들을 소상히 전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MBC와 SBS는 ‘국민일보’를 언급하며 당시 기사 외압 경위를 보도한 것과는 달리 SBS는 국민일보가 아닌 '한 일간지'로 표현해 보도했다. 또한 기사 외압 과정마저도 통합민주당의 사퇴 주장 안에 포함시켜 보도하기도 했다.

굳이 이동관 파문을 정치공방 차원에서 다룰 필요가 있었을까. SBS 보도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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