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웹 진화와 미래의 신문 Web & the Future of Newspaper>란 주제로 국제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날로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뉴스 시장에 신문이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세미나에서 <멀티플 저널리즘을 위한 뉴스 조직의 혁신>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랜디 코빙톤 교수(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저널리즘스쿨)는 "전통적 의미의 편집국은 이제 신문, 인터넷, 방송 제작까지 모두 가능한 통합 뉴스룸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랜디 코빙톤 교수는 이어 "뉴미디어 사업을 통해 창출하는 수입이 전체 전통 매체보다 더 많고 신문사들이 오디오와 비디오를 접목시켜 웹 사이트를 이용한 새로운 실험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 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웹 진화와 미래의 신문 Web & the Future of Newspaper>란 주제로 국제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은 발제를 맡은 랜디 코빙톤 교수(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저널리즘스쿨). ⓒ송선영
그는 "폰카메라, 문자메시지, UCC, 블로그 등 독자들이 직접 뉴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면서 "대부분 신문의 발행 부수가 하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미래의 신문은 뉴스 조직의 변화와 독자와의 교감이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코빙톤 교수는 "한겨레, 조선일보 등 다른 한국 신문사에 무엇이 적합한 체제인지 알지 못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모두 미래 지향적으로 나가야 하는 만큼 새로운 뉴스 소비자들을 인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미디어의 발전으로 신문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신문이 그간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세미나에서 언급됐다.

<온라인 뉴스 콘텐츠 전략>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함석진 한겨레 뉴미디어전략팀장은 "한겨레는 20년간의 진실하고 질 좋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에 양질의 데이터베이스를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독자들이 원하는 이슈를 위한 정보의 기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 팀장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기자들을 뽑아 별도의 팀을 꾸렸고 공동체, 대안 교육, 생태환경, 종교 명상 등 이들 전문 기자들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모으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통합 뉴스룸을 강조하는 해외 환경과 견주어 한국의 언론 환경은 다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 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웹 진화와 미래의 신문 Web & the Future of Newspaper>란 주제로 국제세미나가 개최됐다. ⓒ송선영
최진순 한국경제 전략기획국 기자(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는 "해외 뉴스룸 상황과 한국 상황은 180%다르다"며 "(한국은)한, 두개 기업(신문)에 영향력이 국한되어 있는 데다 뉴스룸 안팎의 정치적 관계가 복잡하고 거친 경쟁의 구조로 돼있다"라고 지적했다.

최 기자는 △한국의 뉴스룸은 일관성이 없고 임기응변적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하는 콘텐츠가 부족하고 △단순한 영상 삽입과 기자 블로그 개설만으로 뉴스룸 혁신 성공을 논할 수 없으며 △변하는 환경과 독자들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기자들에게 부족하다는 점을 현재 한국 뉴스룸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았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블로그를 이용한 신문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정환 미디어오늘 기자는 다음 블로거뉴스를 언급하며 "검색, 즉 트래픽(송수신되는 통신의 양)은 권력으로, 이는 검색 가능한 정보를 만들어내고 상위에 링크될 수 있도록 하며 검색 가능한 콘텐츠가 권력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기자는 "기자들이 블로그를 하는 것과 신문이라는 막강한 소통 수단을 가지고 있음에도 다음 블로거뉴스로 몰려가는 이유는 기존 뉴스(신문 지면)로 불러 모으지 못한 독자를 블로그를 통해 불러 모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크게 얻으려면 크게 버려야 하며 콘텐츠를 쥐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커뮤니케이션 환경 변화에 맞서 좀 더 넓게 장기적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겨레경제연구소의 주최와 한국언론재단과 한겨레의 후원으로 이뤄진 이번 세미나는 약 3시간 30분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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