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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산성 위헌 판결에도, 경찰은 계속 차벽치며 헌재 무시"인권단체, 경찰의 시위관리 지침 변경 촉구
권순택 기자 | 승인 2012.06.13 14:25

헌법재판소가 ‘명박산성’이라 일컬어지는 경찰의 차벽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이를 개선하기는 커녕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13일 인권단체연석회의 및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집회시위 자유 보장에 대한 사법부 판례를 제시하고 경찰의 집회 시위관리 지침 변경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찰의 ‘미신고집회의 해산명령’, ‘차벽설치’, ‘집회 참가자의 이동제한’ 등이 개선대상으로 지목됐다.  

인권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법학 전문가들과 함께 ‘차벽설치’ 및 ‘미신고집회 해산명령’, ‘집회 참가자 이동제한’ 대한 의견서를 발표했으며 향후, 경찰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 6월 13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집회 시위 자유 보장에 대한 사법부 판례 설명 및 경찰의 집회 시위관리 지침 변화를 요구하는 인권단체 의견서 제출' 기자간담회의 모습. 이날 기자간담회는 인권단체연석회의, 참여연대, 노동자연대다함께, 미디어기독연대,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등이 참여했다ⓒ미디어스

“차벽은 위헌…경찰, 법 뿐 아니라 헌재판결을 무력화하고 있다”

경찰은 집회 장소에 대한 걸핏하면 ‘차벽’을 설치해 집회자들의 통행을 제지할 뿐 아니라 시위자들을 시민들과 구분을 짓는 기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11년 6월 30일, 경찰이 집회를 막기 위해 서울광장을 전경버스로 둘러싸 차벽을 설치한 조치에 대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2009년 서울광장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제를 개최하려 했으나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집회를 불허하자 경찰은 이를 근거로 차벽을 설치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추모위원회는 소송을 제기했고 헌재는 차벽이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헌재의 위헌 판결에도 경찰의 차벽 설치는 지난해 3차 부산 희망버스 집회에 등장하는 등 오히려 전국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 11월에만 한미FTA 국회비준 날치기 처리 저지 결의대회와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기원 2차 전국집중 생명평화미사(제주), 론스타에 대한 산업자본 심사 및 징벌적 매각명령을 촉구하는 결의대회에서 등장했다. 또한 <나는 꼼수다> 팀의 ‘버라이어티 가카 헌정 콘서트’에서도 차벽이 설치됐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는 서울광장 차벽설치와 관련해 이후 유사한 사건에서도 경찰이 준수해야할 헌법적 기준을 제시한 것이지만 경찰은 헌재 결정을 무력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오 교수는 “차벽은 국민의 자유를 봉쇄하는 ‘철의 장막’”이라며 “이 차벽을 걷어내는 것은 인권을 넘어 주권 회복을 향한 헌법적 과제의 상징”이라고 개선을 촉구했다.  

차벽설치와 맞물려 ‘집회 참가자의 이동제한’에 대해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의 이동제한조치가 허용될 수 있는 유일한 경우는 집회 자체가 폭력적이어서 생명, 신체, 재산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 인정되는 경우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소는 평화집회에 대해 명백하게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미신고 집회에 대한 해산명령은 오히려 '집회방해'”

경찰은 집시법을 근거로 지난해 한진중공업 사태에 따른 희망버스와 대학생들의 등록금집회에 대해 미신고됐다는 이유로 해산명령을 통한 사법조치를 취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2년 4월,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헌법의 보호 범위를 벗어나 개최가 허용되지 않는 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또한 “(미신고 집회라고 하더라도)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해 해산을 명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미신고집회는 불법행위임에는 틀림없다”며 “경찰은 그 같은 논리로 해산명령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헌법재판소와 법원은 물리적 행위라면 제지할 수 있지만 표현 행위라면 제지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법원의 판결들은 사전신고제가 허가제로 기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경신 교수는 “‘타인의 법익침해나 공공질서에 대한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경찰의 해산명령은 위헌부당하며 오히려 집시법 위반사항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현행 집시법의 ‘집회방해’로 인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 가중처벌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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