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의 죽음 이후 우현이 된 기영이 맞이한 첫 번째 사건은 그들의 운명을 뒤바꾼 신효정 사건의 연장선상이라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어둠속에 숨어서 모든 것을 지휘하는 조현민이 여전히 그 어둠 속에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신효정 악플러들에 대한 연쇄 살인은 또 다른 의문으로 다가옵니다.

죽음을 통해 죽음의 근원을 찾아가는 유령

신효정 사건이 있은 지 1년. 완벽한 페이스오프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기영의 모습은 완벽한 우현의 모습이었습니다. 우현의 진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인 강미가 적극적인 협조로 그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지만 경찰청 내부의 적을 찾기도 전에 찾아온 연쇄 살인은 또 다른 의문들로 다가오기만 합니다.

신효정 살해 1주년이 된 어느 날 악플러들을 찾아다니며 살인을 하는 살인범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우현으로서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풀어내지 못한 진실. 그 팬텀의 정체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이 사건을 풀어야만 한다는 당위성이 부여되었으니 말입니다.

세계지도 시계를 찬 의문의 남자 팬텀. 그리고 경시청마저 지배하고 있는 그의 조정을 받는 존재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이 가득한 상황에서 우현의 움직임은 중요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 의문의 사나이 곧 조현민이 신효정을 살해한 진범임을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가 우현이기 때문입니다. 날카로운 추리로 밀실을 깨고 범인을 찾아낸 우현은 옆방에 존재하던 조현민을 발견했습니다.

CCTV의 사각지대이고 입출입도 통제되는 중요한 공간인 옆방. 이를 통해 완벽한 밀실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우현의 추리는 곧 조현민의 정체를 다시 한 번 드러내게 했다는 점에서 우현의 죽음 역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상황이었습니다. '일타쌍피'를 하듯 자신의 뒤쫓는 하데스와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우현을 한꺼번에 처치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폐 공장 폭파였으니 말입니다.

경찰청 내부에 조현민의 사람이 존재하고 이를 통해 우현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현이 된 기영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중요합니다. 서로 모든 패를 다 내주고 심리전을 하는 만큼 그들이 벌이는 대결 구도는 여전히 흥미롭기만 합니다.

'신효정 놀이 동영상'이 새로운 수사 사건으로 배정되지만 우현에게는 이런 사건은 흥미롭지도 않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우현의 죽음과 그 실체가 누구이냐는 점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 '신효정 놀이 동영상'이 우현이 쫓는 범인이라는 점에서 그는 사건에 집착하게 됩니다.

신진요(신효정에게 진실을 알린다) 회원들이 살인의 대상이 되고 이 사건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경찰청에서는 주요 사건으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팬텀'을 쫓아 왔던 그들이 찾은 것은 의문의 살인이었고, 그 살인의 중심에는 신효정이라는 존재가 자리하고 있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어설프게 자살처럼 묘사한 죽음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그 사건에 과거 기영과 함께 인터넷 신문사에 있던 승연이 들어서며 유령을 찾기 위한 추격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살해 현장을 본 승연은 곧바로 기사화하고 이는 곧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우현과 기영의 만남에 의문을 품고 있던 권혁주가 사이버 수사대의 새로운 팀장으로 들어서며, 사건에 접근하는 흐름은 우현과 강미, 권혁주라는 두 갈래로 이끌면서 다채로운 재미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극단적인 성향의 둘이 하나의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은 보는 이들에게는 흥미로운 일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사건의 실체를 쫒던 상황에서 '하데스'가 되어 역으로 범인에게 접근한 우현은 그곳에서 자신은 알지 못한 유령의 실체와 마주합니다. 세계지도가 그려진 시계를 찬 남자와 신효정의 사진. 그 사진을 통해 유령의 정체를 확인하려는 순간 현장에 도착한 형사들로 인해 사라져버린 범인으로 인해 우현은 유령의 실체를 확인하지 못합니다.

모든 의문을 풀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친 우현은 분노할 수밖에 없지만, 그 실체를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를 할 수밖에는 없게 합니다. 유령의 실체를 알고 있는 연쇄 살인마가 범인을 초대한 것이 연극 초대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후 현장에 간 그들 앞에 놓인 범인의 정체는 그들을 혼란스럽게만 합니다.

D열 7번 좌석(오페라의 유령에서 이 좌석은 유령을 위해 비워둔다는 사실)을 VIP 초대권으로 발행하는 존재가 곧 범인일 수밖에 없는 단순한 진실. 그 진실 아래 초대된 신문기자 승연이 아닌 강미가 그 자리를 지키며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마술 공연이라는 점에서 온갖 트릭들이 존재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상황은 곧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지고 맙니다.

다른 이들과 달리, 범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경찰의 수사가 좁혀오고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범인은 현장에서 D열 7번 좌석의 여인을 사라지게 만든 이유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요. 다른 이들이 악플러였고 마지막 초대자인 승연이 선택한 것은 신효정의 죽음에 악플러뿐 아니라 기자들도 한몫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연쇄 살인마 비단길이 마지막 희생자로 기자를 선택한 것은 인터넷의 잘못된 문화 중 하나가 악플러 못지않은 기자들의 행위를 지적하기 위함이었겠지요. 시의성을 가지고 사이버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든 '유령'이라는 점에서 이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니 말입니다.

유령인 조현민을 쫓는 존재가 아닌, 오직 신효정을 사랑했던 광팬이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며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존재들을 처단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쇄 살인마는 그저 극단적인 집착이 부른 사건일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사건의 실체를 찾으려는 우현이 노리는 사건의 진실은 연쇄 살인마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안 되었다는 점에서 우현은 사건은 해결해도 유령의 실체를 확인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드라마 '유령'은 지속적으로 죽음을 통해 죽음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여 집니다.

조현민은 왜 이런 거대한 음모의 주인이 되어야만 했는지 그리고 아직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우현을 잘 알고 있는 시경기자 구연주의 등장과 경찰 간부 출신이었던 우현의 아버지가 불명예스럽게 퇴진할 수밖에 없었던 사건은 무엇이었는지는 이후 '유령'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싸인'에서도 보여 졌듯 다양한 형태의 사건들을 통해 실체에 접근하는 방식을 택한다는 점에서 큰 줄기의 사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건들이 복합적으로 등장하는 '유령'은 매 회 흥미로운 사건들과 함께 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더욱 시의성을 가진 사건들이 함께 하며 인터넷 전성시대 각성의 의미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유령'의 인기는 점점 커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과연 드러난 실체 조현민은 왜 우현을 죽여야만 했는지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는 무슨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범인의 실체보다도 '왜?'가 더욱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유령'은 이제 부터 시작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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