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해찬 후보가 5일 아침 YTN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 도중 “인터뷰가 원래 취지와 다르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이해찬 후보는 이날 아침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과 전화 연결에서 민주통합당 경선과 관련한 인터뷰를 했다. 그러나 인터뷰 도중, 경선 관련 질문 뿐 아니라 북한인권법, 임수경 의원의 막말 논란 등 선거와 무관한 앵커의 질문에 이어지자 “오늘 인터뷰를 계속 이렇게 하실 거냐. 저 그만 하겠다”며 “저에 관한 인터뷰를 하기로 했는데 자꾸 이런(선거 이외) 문제로 인터뷰를 하면 원래 취지와 다르지 않냐”고 문제를 제기하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 이해찬 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 후보 ⓒ연합뉴스
YTN라디오 “당대표 후보,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답할 의무 있어”

이날 상황에 대한 YTN 라디오 쪽과 이해찬 후보 쪽의 입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제작진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이해찬 후보는 “YTN은 (당초) 설문대로 질문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 제작진은 트위터를 통해 “이해찬 후보가 항의한 부분에 대해 제작진은 전혀 이해할 수 없음을 밝힌다”며 “이 후보는 당대표 후보로 나선 분으로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인권법에 대한 질문은 이 후보가 어제 다른 방송에서 직접 한 말이며 오늘 조간신문에 나온 내용”이라며 “이 후보 쪽은 (라디오를 끊은 이후) 어떤 사과 전화도 없다. 방송 중 이 후보의 태도에 대한 비난 문자가 많이 왔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해찬 후보는 “YTN은 (당초) 설문대로 질문하지 않고 인터뷰 내용의 절반을 채우기에 ‘원래대로 해 달라’고 했는데 안 해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며 “이 점에 대해서는 방송사에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전 협의된 질의서 7개 가운데 6개는 선거 관련, 1개는 임수경 의원 질문이었는데 실제로는 선거 관련 질문은 3개 한 데 반해 나머지는 사전 협의되지 않은 질문으로 내용으로 채웠다고 지적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 방송 때와는 다른 YTN

민주통합당 경선 과정을 둘러싸고 “당 대표 후보는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답할 의무가 있다”는 YTN 라디오 쪽의 입장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 YTN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해서는 이와 다른 태도를 보였다. YTN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방송에 출연시키면서도 당시 뜨거운 이슈였던 ‘차명계좌’와 관련한 질문은 하지 않기로 사전 협의했으며, 실제 방송 도중에서 앵커들의 질문에 조 전 청장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더 이상 질문을 이어가지 않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달 검찰 수사를 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지난 5월10일 오전 11시 YTN <뉴스 현장> ‘화제의 인물’ 코너에 출연했다. 특히 조 전 청장은 YTN 출연 하루 전인 9일 검찰 조사를 받았기에 이날 방송에서는 차명계좌와 관련한 발언이 집중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상은 달랐다.

▲ 5월10일 YTN 뉴스에 출연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 ⓒYTN 방송 화면 캡처

조 전 청장은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고문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자랑스럽게 말했으나, 차명계좌와 관련한 앵커들의 질문에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 않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앵커들이 재차 조심스럽게 질문을 묻자 조 전 청장은 “차명계좌는 이제 그만 하시죠” “차명계좌에 대해 자꾸 물으시면 제가 출연하지 않겠다고 했는데”라는 발언도 내뱉었다. 앵커들은 조 전 청장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자 이내 “알겠습니다”라며 다른 질문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임장혁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위원장은 “물론 (진행자가) 자유롭게 질문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게 맞지만 그렇게 하려면 기준이라도 뚜렷해야 한다”며 “조현오 전 청장에 대해서는 사전에 ‘불리하면 (질문을) 안 한다’고 했기에, 그런 점에서 이번 사안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YTN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노종면 YTN 해직기자 또한 트위터를 통해 “이해찬 YTN인터뷰 중단 파문에 YTN이 ‘공인은 어떤 질문에도 답할 의무 있다’고 한 말은 맞는 말”이라면서도 “그런 YTN이 최근 조현오 출연 때는 ‘차명계좌’ 질문은 않기로 해주고 자기자랑하게 해줬다. 배석규표 YTN의 실체”리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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