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파업으로 인한 인력 공백 상황 타개를 이유로, 해사행위로 징계 받았던 인물까지 채용하고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의 편성까지 확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MBC를 정년퇴직한 정수채 전 공정방송노조(선임자 노조) 위원장이 지난 1일부터 편성제작국 외주제작부 책임 PD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 전 위원장이 MBC를 퇴사하기 직전, ‘해사 행위’로 정직 3개월 받은 바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사행위 중징계 받은 퇴직자도 다시 채용

정수채 전 위원장의 행보는 MBC 안에서 유명하다, 그는 지난 2007년 11월 ‘선임자 권익 보호’를 기치로 부장급 이상 직원들로 구성된 선임자 노조 설립을 주도했으며, 이후 공정방송노조로 이름을 바꾸면서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공정방송노조는 특히, 광우병 논란이 거세지던 2009년 <PD수첩> <뉴스데스크> 방송을 문제 삼으며 기자회견을 자처해 “MBC의 불공정방송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당시 MBC 직원 1700명 가운데 노조원 118명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MBC 경영평가 및 미래관련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81명이 “MBC 프로그램 전반이 불공정하다”고 응답한 데 따른 것이다.

▲ 2009년 2월5일치 중앙일보 2면

전체 MBC 직원 가운데 소수인 4.8%만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설문조사는 마치 MBC 직원 절반 정도가 ‘불공정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수 언론들에 의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실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보수신문들은 고개 숙인 사진과 함께 관련 사안을 주요하게 보도하기도 했다.

결국, 정수채 전 위원장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인한 해사행위’로 퇴임 직전 회사로부터 정직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그는 지난 2010년 김재철 사장과 함께 MBC 대표이사 사장에 응모했으며, 김 사장은 “부적격자”라는 내부비판에도 불구하고 정 전 위원장을 MBC 프로덕션 이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현재 정 전 위원장은 프리랜서 형태로 월 3백만원 가량의 보수를 받고 2개 외주사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용을 둘러싼 구설수는 이 뿐 아니다. MBC는 지난해 종합편성채널 출범과 함께 MBC를 떠나 MBN으로 갔던 김 아무개 드라마PD를 파업 기간 가운데 다시 채용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아무개 PD는 MBN과의 연출 계약이 종료된 이후 프리랜서로 <오늘만 같아라> 조연출을 맡다가 최근 MBC 정식 사원으로 임용됐다.

특히 MBC가 드라마 경력PD 채용과는 별도로 파업 기간을 틈타 MBC를 퇴사했던 인물을 ‘특별 채용’ 형태로 다시 불러들였다는 점에서 드라마 PD들은 ‘특혜 채용’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드라마국 평PD협의회는 이와 관련해 4일 성명을 통해 “파업 중에 자행된 명백한 대체 인력 투입”이라며 “이번 꼼수 채용은 시기적, 절차적 파행에 가까운 형태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피고용자와 고용자가 모두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결과를 예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특혜 채용’을 전면 백지화 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송윤석 정책홍보부 부장은 “해당 PD는 (파업으로 인한) 연출 인력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과거 MBC에 있을 때와 <오늘만 같아라> 조연출을 맡았을 때 모두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어 다시 임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무한걸스, 지상파 입성 … 무한도전 아이템 다시 선보여

한편, MBC 자회사 MBC에브리원의 프로그램인 <무한걸스>가 MBC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이 확정됐다.

MBC는 매주 일요일 오후 5시15분 경 방송되던 <일밤 - 남심여심>을 폐지하고, 이 시간에 <무한걸스>를 편성하기로 확정했다. 파업 기간 동안 갑자기 급조된 프로그램인 <남심여심>은 결국 1~2%의 저조한 시청률로 부진을 면치 못하다 결국 폐지가 확정된 셈이다.

오는 17일 부터 MBC를 통해 방송되는 <무한걸스>는 송은이, 황보, 신봉선, 백보람, 김신영, 안영미, 김숙 등 맴버들이 그대로 출연하며, 기존 방송을 하던 포맷을 바탕으로 다시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 동안 방송됐던 <무한도전> 아이템 가운데 무한상사 등 큰 인기를 얻었던 10개의 아이템을 꼽아 새롭게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MBC는 MBC뮤직에서 제작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을 <우리 결혼했어요> 방송 시간에 대체 편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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