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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진 4회 - 괴질 속에 빠진 진혁과 탐욕에 빠진 하응, 그들의 반격이 기대된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2.06.04 13:24

진혁의 의술이 연이어 나오는 상황에서 그보다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김 대감과 그 주변 탐욕스러운 권력자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작품이 무엇을 지향하고 이야기하고 싶은지는 김 대감이 보여주는 탐욕스러운 권력을 통해 드러난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괴질보다 두려운 권력자들의 탐욕이 흥미롭다

150여 년 전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한 진혁은 연이은 뇌수술을 통해 조선시대에 완벽하게 적응하며 본격적으로 활약을 시작했습니다. 의술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괴질을 막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혁의 모습은 초반 그의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또 다시 창궐한 괴질로 인해 망나니처럼 살아가던 이하응이 숨겨둔 발톱을 꺼내들 수밖에 없는 순간이 다가온다는 점에서 이야기는 본격적인 흐름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괴질은 진혁을 다시 한 번 조선 최고의 의술을 가진 존재로 각인시키지만, 이하응에게도 더 이상 눈치만 보는 왕족이 아니라 스스로 권력을 쥐어 잡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야욕을 가지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철종을 앞세워 권력을 휘두르는 김병희 대감의 주변에는 철저하게 탐욕스러운 이들만 존재합니다. 그에 반해 진혁의 주변에는 이런 부패한 권력을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존재들이 가득합니다. 결국 '닥터진'은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이들의 대립 구도를 통해 주제를 전달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일본 원작과 달리, 한국적인 정서를 고려해 제작진이 고민한 부분이 이런 사회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닥터진'은 흥미롭습니다. 진혁이 펼치는 의술이나 패기어린 모습으로 탐욕에 찌든 권력을 뒤집고 싶어 했던 초반의 흥선군의 모습은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연대는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어느 지점에 다다르게 되면 권력을 잡은 흥선군 역시 스스로 부정하고 비판해왔던 그 탐욕의 우두머리가 된다는 점에서 공공의 적으로 바뀔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직은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경탁과 영휘의 존재감은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절대권력을 가진 김병희의 서자 출신으로 태어나 종사관으로 있는 경탁, 탐욕과는 거리가 먼 그의 정직함이 곧 이들과 근본적인 대립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더욱 경탁의 친구인 영휘가 이런 부패한 권력에게서 탈취한 재물을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존재라는 사실은 그들이 어느 순간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이야기의 중심은 어차피 이런 대립과 격변에 있기에 괴질은 극의 흐름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콜레라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당시에는 가장 두려운 병이었던 괴질이 나돌며 상황은 급격하게 나빠집니다. 괴질을 막고 도성을 안전하게 지킨다는 명목에 사대문을 막아선 그들이 벌인 탐욕은 백성들의 저항과 분노를 이끌 수밖에는 없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매관매직도 모자라 성안의 물자가 괴질로 인해 부족한 상황에서 독과점을 통해 거대한 부를 챙기는 양반들의 행위는 당연하게 분노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백성들은 굶주려 괴질에 걸리기도 전에 굶어죽고 있는 상황에서, 탐욕을 채우기 위해 백성들의 등골을 빼먹는 양반들의 행태는 기겁하게 합니다.

이런 모습은 과거나 현재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닥터진'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상황을 악용해 철저하게 자신들의 배만 채우는 권력자들의 모습은 150년 전이나 현재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시대가 변해 좀 더 정교하고 집요하며 거대해졌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권력을 가진 자들의 행패는 과거나 현재나 달라진 것이 전혀 없습니다.

괴질을 잡기 위해 활인서로 향하지만 의원들마저 환자들을 내팽개치고 도주하는 상황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상황논리가 만들어낸 비겁한 행위 속에서 홀로 남아 환자들을 치료하는 진혁의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그 역시 현대에서는 철저하게 냉소적인 모습의 권위적인 의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의 변신은 흥미롭지요. 상황이 만든 변화이고 이런 변화가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는 아직 확신할 수는 없지만,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그가 조선시대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진정 존경받는 의사로서의 조건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되겠지요.

이 상황에서 이하응의 아들이 후에 고종이 되는 명복이라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3년 후 고종이 되는 그가 괴질에 걸려 진혁에게 맡겨졌다는 사실은 이하응의 변신이 시작되었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며 권력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이야기이니 말입니다.

   
 
괴질과 싸우며 스스로 괴질에 걸리고 만 진혁으로 인해 영래는 더욱 진혁에 대한 애정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설프게 진행되던 삼각관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괴질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굶주린 백성들에 둘러싸여 위기에 빠진 영래를 구해준 경탁에게 감사함을 느끼지만 그에게 사랑을 느끼지는 못한다는 점이 경탁과 영래의 한계이자 위기일 것입니다.

몰락한 가문의 영래가 평등을 이야기하는 서구문화에 집착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이는 곧 이후 권력의 중심이 되는 흥선군과 대결 구도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도 흥미롭습니다.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상황 속에서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지니 말입니다.

연일 대단한 의술을 펼치며 카리스마를 뿜어내기에 여념이 없는 진혁 역의 송승헌은 여전히 시청자를 사로잡기엔 부족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이하응 연기를 하는 이범수는 탄탄한 연기로 존재감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후 대립과 경쟁 관계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그 긴장감을 어떻게 극대화시킬지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대중적인 관심에 비해 아직 역할이 적은 김경탁 역의 김재중이 아직까지는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지만 폭발하듯 변하는 상황에서 어떤 연기력을 보여줄지 여전히 궁금합니다. 서자 출신이라는 한계와 영래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씩 변할 수밖에 없는 경탁이 과연 어떤 극적인 흐름들을 가져올지도 궁금하지만 그런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낼 김재중의 연기도 기대됩니다.

괴질로 백성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도 탐욕에 눈이 어두운 권력자들의 행태가 씁쓸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런 상황들이 그저 드라마라는 가상의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문제가 드라마 속에서 그대로 재현되었기에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이런 시의성을 담은 이야기들이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지 무척이나 궁금해지는 '닥터진'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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