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0.8.14 금 00:31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유령 1회 - 소지섭의 존재감과 싸인 작가의 섬세함이 즐거움을 만들어냈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2.05.31 15:50

소지섭이 2년 만에 드라마 복귀작으로 선택한 '유령'은 의외로 탄탄한 재미를 보여주었습니다. '싸인' 작가의 후속작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소지섭이 보여준 카리스마는 이제 1회 방영임에도 확실한 존재감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큰 기대가 되었습니다. 사이버수사대의 이야기를 다룬 장르 드라마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재미있다는 점입니다.

유령을 숨긴 권력과 유령을 찾아야만 하는 이들의 싸움

사이버수사대의 김우현(소지섭)과 유강미(이연희)는 유명한 해커 하데스를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홍콩 중국과 경찰과 공조수사를 통해 어렵게 잡은 도박 사이트가 하데스가 깔아 놓은 악성 코드로 인해 증거가 사라져 버린 사건은 그들을 궁지로 내몰고 맙니다.

현장의 형사들은 사이버수사대의 존재 자체에 대해 부정하고 성과를 내지 않으면 모든 책임을 물어 몰아낼 기세입니다. 기존 시스템과 달리 진화한 현대 범죄를 위해 만들어진 사이버수사대는 여전히 조직 내에서는 찬밥 신세를 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생존의 이유이자 존재 가치는 바로 하데스입니다.

국가 기밀 사안들을 일반에 공개하며 정보공유라 외치는 하데스라는 존재는 윗선에서도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존재였습니다. 사이버수사대 역시 절대강자 하데스를 잡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모든 인력이 하데스를 잡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하데스를 추적하던 그들이 어렵게 그의 은신처를 알아내고 급습하려던 순간 여배우 신효정(이솜)의 자살 사건은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맙니다. 절묘하게도 그들이 건물에 들어서는 그 시간 벌어진 이 사건은 하데스와 연결되면서 모든 증거는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밀실 범죄를 떠올리듯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처음에는 자살로 보였지만, 하데스에 의해 공개된 영상에는 누군가 신효정을 떨어트려 죽이는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성상납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소문과 이런 소문 때문에 자살을 택한 것은 아니냐는 여론과 달리, 그녀가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사실은 새로운 국면으로 사건을 몰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하데스로 알려진 박기영(최다니엘)은 인터넷 신문사를 운영하는 전직 경찰입니다. 우현과는 경찰대 동기에 룸메이트까지 했던 절친이었던 그가 경찰직을 그만 두고 '하데스'가 된 이유는 경찰 조직 내 만연한 범죄의 그늘을 혐오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국가 권력에 대항하고 그들이 숨기고자 하는 자료들을 해킹해 공개하는 이유가 바로 그 비대하고 부패한 권력에 대한 대항의 의미였다는 점에서 공격을 받는 권력 집단에서 하데스를 처벌하고자 하는 노력 역시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국가권력에 집중하며 정보를 해킹하고 공개하던 그가 갑자기 범죄 집단과 함께하고 여배우의 죽음의 주범이 되는 과정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하데스가 자신이 알고 있는 기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우현 역시 이런 의문점이 크게 들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아직은 알지 못하지만 거대한 적을 상대해야 하는 우현으로서는 이 사건은 분명 자신을 깨우는 역할을 해줄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리스트를 숨기기 위해 희생되어야 했던 여배우와 그 여배우가 가지고 있는 '유령'이라는 비밀 파일. 그 사건을 해결하려는 기영과 우현의 충돌. 그들의 충돌과 상관없이 조작된 증거를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는 거대한 조직의 힘은 바로 '유령'의 힘이자 재미입니다.

사이버수사대 책임자인 우현이 쫓던 하데스라는 인물이 알고 보니 과거 경찰대 시절 절친인 기영이었다는 사실은 흥미롭게 사건을 이끕니다. 가장 믿었던 그리고 경찰에 몸담았다면 자신과 함께 일하고 있을 친구가 자신이 그토록 잡고 싶었던 해커 하데스라는 사실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그가 조금씩 밝히는 진실과 현실에서 드러난 증거의 부조화는 우현을 더욱 혼란스럽게 합니다. 엘리베이터와 현관에서 녹화된 영상에는 오직 기영만이 존재하지만 기영은 여배우 살인 사건의 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사건은 완벽한 밀실사건이었습니다. 물론 드러난 증거만 쫓아가면 기영이 범인이겠지만 그가 여배우를 죽일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이 사건의 열쇠는 밀실을 푸는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여배우 신효정이 떨어진 순간 현장에 있었던 우현은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녀가 떨어졌던 아파트의 불빛과 이후 옆방의 불빛은 그에게 사건의 실마리를 풀게 하는 열쇠로 다가옵니다. CCTV가 잡을 수 있는 공간인 엘리베이터와 현관을 통해 그 시간 움직인 존재는 기영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그가 범인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범인이 같은 공간이 존재한다면 이는 달라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완벽한 밀실 상황에서 이 사건의 핵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깨지지 않는 밀실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했고 우현의 이런 접근은 죽은 신효정의 옆방에 모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범이 존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합니다.

기영이 범인이 아니라는 확신과 그가 지칭한 세계지도가 그려진 시계의 주인이 바로 신효정의 옆방에 살고 있다는 점에서 우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아직 얼굴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 존재가 검사 조현민(엄기준)이라는 사실은 우현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이미 '싸인'을 통해 심리적인 추리극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던 김은희 작가가 좀 더 탄탄한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싸인'을 재미있게 봤던 이들이라면 만족할 수밖에 없는 '유령'은 철저하게 장르의 습성을 적극 활용해 복잡하게 꼬여있는 사건들을 풀어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건을 해결해주는 핵심이 숨겨진 파일 'Phantom 유령' 속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그 안에 단순히 성접대 리스트만이 아니라 수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당연하게 이 사건을 은폐하고 숨기려는 존재와 이를 파고들어 실체를 알아내고자 하는 존재들의 대립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현과 강미, 그리고 기영이 운영하는 신문사 여직원인 승연(송하윤)이 하나가 되어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유령같은 존재를 쫓는다는 설정은 흥미롭습니다. 사건은 거대한 힘이 원하는 대로 마무리되겠지만 기영이라는 존재를 잘 알고 있는 우현의 의문은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기영의 신문사 직원이었던 승연 역시 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자체적인 조사에 나설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우현과 하나가 되어 사건의 실체를 풀어간다는 설정은 흥미롭습니다.

중간자적 입장에서 우현의 방해자에서 강력한 우군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우직한 권혁주(곽도원) 형사의 존재감도 드라마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 듯합니다. 거대한 세력의 드러난 존재인 조현민 검사의 역할 또한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은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보이지 않는 힘을 막아내는 유일한 존재로 활약할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미스터리 추리극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유령'은 충분히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미드와 일드를 뒤섞은 후 우리만의 스타일로 재탄생시킨 듯한 '유령'의 첫 회는 비주얼만이 아니라, 연기력에서도 흠잡을 곳이 없었던 소지섭의 존재감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이미 '싸인'을 통해 검증받은 김은희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령'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온라인을 사건의 주무대로 삼아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탁월한 시의성과 작품의 완성도, 배우들의 열연이 하나가 된다면 명품 드라마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령'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0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