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MBC가 임명한 지역MBC 사장들에 대한 ‘낙하산’ 논란이 지역 곳곳에서 일고 있는 가운데, 지역방송의 자율성 회복을 위해서라도 “지역MBC의 소유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24일 저녁 7시 대구광역시 수성구 대구MBC 사옥 1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지역공영방송 소유구조와 지방분권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지역MBC의 소유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더 나아가 “서울MBC 중심으로 되어 있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의 구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토론회는 지역MBC 노동조합 주최로 진행됐다. 지역MBC 노조는 이번 토론회를 열게 된 배경에 대해 “대구를 포함한 18개 지역MBC는 1980년 언론강제통폐합으로 계열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 대주주의 권한을 앞세운 서울MBC의 일방적 계열사 정책으로 수많은 폐해가 양산되고 있고,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관계로 인해 지역방송의 심각한 위상 축소가 계속되고 있다”며 “본사-계열사 간의 수평적인 관계 회복을 위한 대안을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과거 서울MBC와 지역MBC는 독립적인 가맹사 체제로 비교적 수평적이고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1980년대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으로 인해 지역MBC의 민간소유 지분 가운데 적게는 51%에서 많게는 100%까지 서울MBC로 강제 이관돼 서울MBC가 지역MBC의 대주주가 됐다. 본사, 계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현 지역MBC 소유구조는 사실상 수직적, 종속적인 관계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에서 지역MBC의 자율성을 후퇴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24일 저녁 7시 대구광역시 수성구 대구MBC 사옥 1층 스튜디오에서‘지역공영방송 소유구조와 지방분권’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대구MBC 노조
먼저,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강길호 영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역방송의 소유구조 개선은 기본요건이고 그 이전에 소유구조를 개선해야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운영을 공익적으로 바꿔가기 위해서는 현재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진 구성이 정치권 중심, 서울MBC 중심으로 돼 있는데 여기에 지역방송 이사진의 비율을 할당하거나 지역방송이 자체 이사진을 꾸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전문직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재형 변호사도 “서울MBC의 대구MBC 사장 선임권의 오남용은 지역방송의 공정성과 자율성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며 “방송법에 명시된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크게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철저한 독립이 선행돼야하는데 현재의 구조는 그렇지 못하고, 특히 지역MBC의 왜곡된 소유구조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역MBC가 자본으로부터 독립되기 위해서는 현재 방송문화진흥회법에 따라 (지역MBC가) 서울MBC를 거쳐 방송문화진흥회의 간접 관리를 받도록 된 기형적인 구조부터 개선해야한다”며 “현재 방송사의 연쇄파업은 부도덕한 정권하에서는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이사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또한 “지역방송의 소유구조 개선은 지역방송이 지역민을 위한 공익적인 역할, 공정한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라며 “지역방송의 소유구조 개선은 시급하나 정치권이라는 외부적인 힘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지역 언론과 지역 사회가 힘을 합쳐 전략적으로 정치권과 제휴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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