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의 노무담당 임원인 이상찬 경영지원센터장이 갑작스럽게 보직에서 해임돼 사측이 미는 특정후보의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최근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등으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KT의 노사관리시스템이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에서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언론노조 박태언 스카이라이프 지부장은 “노조 선거 과정에서 임원 및 팀장들이 특정후보를 찍으라는 압력을 공공연하게 행사했다”며 “사측이 미는 후보가 떨어지니까 그 책임을 물어 노무담당임원인 경영지원센터장 보직을 바로 뺀 것”이라며 노조 선거와의 관련성을 제기했다. 사측이 본사 직원의 30%를 지사로 발령하는 인력배치방안과 맞물려 민주노조의 와해를 위해 선거에 개입했고, 실패에 따른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태언 지부장은 “이상찬 경영지원센터장의 보직해임 시점이 10일”이라며 “그 날은 노동조합 선거에서 사측이 미는 후보가 떨어진 다음 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 사측 관계자는 “이상찬 경영지원센터장 보직이 해임된 것은 주가관리의 책임”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15일 연속 주가가 떨어졌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됐고 자금·회계도 담당하고 있던 경영지원센터장이 책임을 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지분구성. KT가 50.27%의 주식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박태언 지부장은 "주가 방어를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명은 당시 회사 분위기를 봤을 때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박 지부장은 “하필 왜 노조선거가 끝난 다음날 보임을 해임했겠냐"며 "당일, 직원들에게도 ‘근태강화’라는 이유로 8시까지 출근을 지시하는 등 노사관리의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박 지부장은 본사 직원의 30%를 지사로 배치와 관련해서도 "노조 성향의 직원들이 대상이라는 소문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2월 15일 KT스카이라이프는 경영역량 강화를 명목으로 조직개편과 임원전보 인사를 단행, 경영지원센터장에 이상찬 씨를 임명했다. 자금·회계 및 노무관리를 담당하던 이 본부장은 그러나 임명된 지 채 3개월도 되지 않아 지난 10일 보직에서 해임됐다.

이상찬 센터장은 보직 해임 직후 사내 접속망에 "자숙의 기간 동안 더욱 정진하겠다"면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그 소명을 다하지 못했음에 스스로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찬 센터장은 "(자숙 기간 동안)구태의연한 과거의 모습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노사문화의 창조만이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며 "기업생존을 위해 노사간 신뢰에 바탕을 둔 상호 윈윈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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