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40~50명의 MBC 기자들이 퇴근하는 권재홍 MBC 보도본부장의 차량을 가로막아 권 본부장이 30여분동안 차량에 감금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MBC는 17일 낮 보도자료를 내어 “16일 밤 권재홍 본부장은 <뉴스데스크> 진행을 마치고 퇴근하던 중이었으나 출입문 앞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들이 권 본부장의 차량을 둘러싸고 ‘권재홍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는 바람에 차량이 움직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 차 안에서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찍고 있는 듯한 권재홍 본부장(위)과 권재홍 본부장의 차량을 둘러사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MBC 기자들. ⓒMBC노조
그러나 MBC가 보도자료를 통해 전하지 않은 당시 상황은 이렇다.

당초 MBC 기자들은 회사 쪽의 시용 기자 채용 움직임에 반발해 16일 오후 5시부터 서울 여의도 MBC본사 5층 보도국에서 기자총회 및 항의 집회를 할 예정이었다. 기자들은 권재홍 보도본부장에게 채용 이유 등을 물을 계획이었으나, MBC가 이날 오후 4시경부터 보도국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계단 등 모든 경로를 전면 차단하면서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이날 저녁 MBC본사 지하1층에서 기자총회를 연 기자들은 이날 밤 10시쯤 <뉴스데스크> 진행을 마치고 퇴근하는 권재홍 본부장을 찾아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이날 발행한 특보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청원경찰 40여명이 권재홍의 양 쪽에 길게 도열해 길을 텄다. 기다리던 보도부문 노조원 150여명이 다가갔지만, 권재홍은 후배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청경들에 둘러싸인 채 정문에 대기하던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 곧바로 올라탔다”고 설명했다.

기자들은 권재홍 본부장을 향해 “시용 기자 채용에 한마디 해명이라도 하라”고 요구했으며, 박성호 기자회장은 “봉변을 당하게 만들자는 게 아니니 차 창이라도 내리고 직접 설명해달라”고 말했으나 권 본부장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노조는 전했다.

이후, MBC는 영등포경찰서에 “본부장이 퇴근하려는데 노조원들이 막고 있다”고 신고했으며, 경찰이 형사 당직반과 여의도 순찰차 1대를 출동시키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한편, MBC는 보도국 봉쇄 조치와 관련해 “MBC는 기자회의 ‘경력 기자 채용’ 반대 항의 농성 집회 예고에 따라 정상적인 뉴스 방송을 위해 뉴스센터가 위치한 본사 5층에 출입제한 조치를 실시했다”며 “MBC는 뉴스의 정상방송을 위해 본사 5층 뉴스센터에 대한 출입제한조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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