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체제의 실세로 꼽히는 최모 KBS 국장은 전용길 KBS 콘텐츠본부장과의 '고성 다툼'과 관련해 "(프로그램 문제로)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이번 사안이 마무리된 후 본부장님을 상대로 언성을 높였던 것에 대해 정식으로 정중하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미디어스>는 15일 <'KBS 실세' 최모 국장, 이번엔 '본부장'과 다툼?>에서 지난해 8월 KBS 사장실 앞에서 김영해 KBS 부사장과 크게 다퉈 물의를 빚었던 최모 국장이 5월 초 입사 10여 년 선배이자 상관인 전용길 콘텐츠본부장을 상대로 고성을 지르며 크게 다퉈 '하극상' 논란이 일고 있으며, 이는 KBS 내부 권력관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 국장은 정연주 사장 시절 노조 간부를 맡는 등 KBS 기존 노조 출신의 대표적 인사로서 2008년 8월 이병순 사장 취임 직후 한 부서의 팀장으로 임명된 이후 17기 가운데 유일하게 '국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는 등 김인규 체제의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KBS 새 노조는 <미디어스> 보도 이후 16일 성명을 내어 "김인규 시대의 풍운아로 실세 중의 실세인 최 국장은 KBS기존노조 마저도 '회장'으로 일컬었던 인물"이라며 "하극상의 당사자인 최 국장에게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오후, <미디어스>의 취재 요청에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던 최모 국장은 <미디어스> 보도가 나온 이후 16일 KBS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공개적인 해명에 나섰다.
최 국장은 <미디어스>를 "KBS에 대한 일방적 편파 보도로 최근 KBS 출입이 금지된 인터넷 매체"라고 표현하며 "<미디어스>가 기초 조사도 하지 않았다" "기사 작성의 기본이 돼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OO국 프로그램의 일부 폐지와 시간대 변동 문제로)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진 것이었다"며 기사의 주요 내용인 본부장과의 고성 다툼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최 국장은 이어 "이번 사안이 마무리된 후 제 개인은 OO국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본부장님을 상대로 언성을 높였던 것에 대해 오전 간부회의에서 정식으로 정중하게 사과했다"며 "그 과정을 지켜보며 모 부장님은 OO국이 느끼는 억울함을 떠나 제가 그렇게 정리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따로 개인적으로 말해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지난해 8월 KBS 사장실 앞에서 김영해 당시 부사장과 크게 다퉈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해서도 "(저의) 합리적인 문제제기가 수 차례 무시되어 언성이 높아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 국장은 "(김영해 부사장이) 공사내 규정을 위반하며, 부사장이라는 직위에서 편법을 강요하며(자회사 관리 관련 규정 무시, 특정 개인에 대한 불법채용 등), (저의) 합리적인 문제제기를 무시하는 과정이 수 차례 반복되면서 언성이 높아진 일"이라며 "고위 임원이 관련 규정을 위반해가며, 무리한, 불합리한 주장을 해도 고분고분 따라야 하는 것이 맞느냐? (아니면) 직을 걸고라도 부당성을 지적하는 게 맞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하극상 논란'의 한 당사자인 전용길 KBS 콘텐츠본부장은 KBS 사내게시판을 통해 "하극상도 아니고 (최 국장은)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자신에게 언성을 높인 최 국장을 두둔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최모 국장이 정말 세긴 센가보다"라고 촌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