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가 남은 '옥탑방 왕세자'는 300년이라는 간극이 만들어 놓은 비밀을 풀어 가는데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세자빈 죽음의 진실을 알기 위해 노력하던 그들이 300년 후 현실에서 진실의 실체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은 충격 그자체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여회장의 죽음과 과거 세자빈의 죽음, 그리고 진실의 문

냉동 차량에 갇혀 죽음의 순간을 기다려야만 했던 박하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 이각. 그런 그를 위험에서 구하는 우용술. 그렇게 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 박하를 구해내고 대반격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300년 전 과거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현대로 넘어 온 그들이 목격한 사실이 과거 진실이라 믿었던 것과는 달랐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박하를 구하기 위해 태무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그가 부른 깡패들에게 폭행을 당해야만 했던 이각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박하를 구해내는 과정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과거 300년 전 그 죽음이 실체가 누구인지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세자빈의 죽음을 통해 다시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 없었던 이각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밤새 간호를 하다 잠에서 깬 박하에게 모닝 키스를 남기며 엉성한 오므라이스를 해주며 행복해하는 이각과 박하의 모습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17회에서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장회장의 딸들이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장회장 딸인지도 모른 채 오직 탐욕에 눈이 어두워 박하 행세를 하던 세나는 진실을 알고 당혹해합니다. 자신이 장회장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이런 일들이 벌어질 이유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세나의 악행이 더욱 극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자신이 장회장 딸임을 알고 난 이후입니다.

장회장의 친 딸이 세나와 박하라는 사실

모든 부를 쥐게 된 상황에서 태무의 부탁을 받고 태용의 노트북을 가져오려던 그녀는 그만 여회장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원인 제공자가 되고 맙니다. 그녀의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녀로 인해 계단에서 굴러야만 했던 여회장은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며 상황은 급격하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바로 신고만 했더라도 죽음만은 면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방치된 상황은 여회장의 죽음으로 이어졌고 이는 곧 모든 사건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줍니다.

박하가 장회장이 자신의 친모임을 알게 되는 과정은 이각의 뛰어난 추리력이 한 몫을 했습니다. 세나가 장회장의 친딸임이 밝혀진 것을 보고 이각이 생각한 결론은 장회장의 또 다른 딸이 박하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과거 300년 전에 친자매였던 그들이 다를 이유가 없다는 점이 이각이 가진 추리의 근거였습니다. 300년 전 인물들의 환생이 이야기의 주요한 틀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타탕한 추리였고 결과적으로 박하는 장회장의 잃어버린 친딸임이 밝혀지게 됩니다.

장회장과 박하가 공항에서 진실을 알고 해후하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세나는 모든 사실이 드러나자 도주하고 맙니다. 부자 어머니를 찾았음에도 부자로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쫓기는 신세가 된 그녀가 맞이한 현실은 그녀에게는 참혹함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남은 것은 그동안 그녀가 보여준 악행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회장의 죽음은 왜 등장한 것일까?

마지막을 향해가는 '옥세자'에 중요한 화두는 여회장의 죽음입니다. 왜 그녀가 갑자기 죽어야만 했던 것일까요? 물론 세나와 태무의 악행이 극단적으로 치닫게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죽음이 필요했고 그 죽음이 여회장이라는 사실이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를 과거와 대입시켜본다면 여회장의 죽음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과거 세자빈이라고 알고 있었던 죽음과 여회장의 죽음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줄기차게 이어왔던 것이 과거와 현재의 연결이었다는 점에서 중요했지만 세자빈과 여회장의 죽음은 일맥상통한 부분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과거 세자빈이라 여겼던 죽음의 실체는 다른 곳에 있음입니다. 부용이 세자빈 대신 죽은 것이 아닐까? 라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여회장의 죽음으로 과거의 죽음이 세자빈이나 부용이 아닌 다른 존재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세자빈이 아니라면 부용일 것이라는 예측은 부용도 아니라는 확신을 여회장의 죽음으로 확실한 복선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각과 부용 혹은 태용과 박하의 해피엔딩이 가능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여회장의 죽음이 세나와 태무의 악행을 더욱 지독하게 만들어주는 역할과 함께 결말에 중요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이각의 분노로 예상할 수 있는 결말

여회장의 죽음이 단순한 실족사로 생각될 수 있었지만 태용의 방에서 사라진 노트북과 문 앞에 떨어진 전자키로 인해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됩니다. 장회장과 함께 홍콩으로 떠나려던 세나가 박하가 장회장의 딸임이 밝혀진 사실을 알고 태무를 만나러 왔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그녀는 당연히 태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죄를 모두 드러냈지만 그 대상이 이각이었다는 사실은 그녀를 경악스럽게 합니다. 더욱 뒤늦게 온 태무마저 태용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워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결말이 어떨 것인지는 너무나 명확해졌습니다.

궁지에 몰린 채 더 이상 도망갈 곳도 없게 된 세나와 태무가 마지막 사력을 다해 그들의 죄를 감추려 들 것은 자명합니다.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악행들을 모두 불러 모아 자신들을 방어하는데 집중할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더욱 태무는 이각이 가지고 있던 '불사조 폰'과 함께 모든 악행들이 담긴 노트북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각이 가지고 있는 열쇠만으로 세나가 여회장의 죽음과 관련이 있음을 밝힐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회장의 집 앞에서 벌어진 접촉사고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굳이 이각이 어지럽게 널려진 차 파편을 본 이유는 이 상황이 곧 그들의 모든 거짓말을 풀어줄 핵심이 될 것이라는 복선이었습니다. 접촉사고를 낸 차량에는 블랙박스가 존재하고 그 블랙박스에 세나가 노트북을 들고 도망가는 장면이 담겼다는 점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렇게 마무리가 되는 사건의 전말은 곧 과거 사건과도 일맥상통하게 다가갑니다. 세자빈 암살의 진실은 거짓으로 일관되어 있었고 그 안에 감춰진 음모는 곧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려는 무리들의 만행이었음이 드러날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아쉬운 부분은 과거 단순히 세자빈의 음모 정도가 아니라, 좀 더 큰 조직적인 음모가 있었다는 점에서 현재 시점에서 태무 아버지와 표택수의 역할이 너무 적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그들의 비중이 좀 더 커지고 조직적으로 사건을 만들고 은폐하는 과정을 담아냈다면 좀 더 촘촘하고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세나와 태무의 악행이 모두 드러나고 그들에게 하늘이 내리는 천벌이 주어진다고 하지만 그들이 지독한 결말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그들의 반대편에 서 있는 이들이 하나 같이 너무 착하기 때문입니다. 이각과 박하, 장회장과 공만옥 모두 이들의 만행이 모두 드러난 상황에도 강한 복수보다는 용서와 화해를 건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시청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각과 심복 3인방의 존재는 어떻게 될까요? 이미 태용이 혼수상태이기는 하지만 생존해 있음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각과 심복 3인방은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이런 상황은 곧 이각과 박하의 이별을 뜻하기 때문에 슬픈 결말로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들은 300년 전이나 300년 후나 모두가 행복한 결말로 다가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이각이 경종을 모델로 했다며 그의 슬픈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철저하게 픽션인 이 드라마에서 그런 슬픈 결말을 차용할 가능성은 적어보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과거로 간 이각과 심복 3인방은 과거에서도 문제를 풀어내고 얼굴에 상처를 입고 숨어서 이각을 지켜봐야만 했던 박하와 행복한 삶을 살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현실에서 장회장의 딸로 살아가는 박하가 홍콩으로 건너가 경영수업을 받고 이각이 과거로 돌아간 후 정신을 찾은 태용과 다시 만나 행복한 삶을 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슬픈 결말이 아닌 과거와 현재 모두 행복할 수밖에 없는 해피엔딩이 기대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