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MBC가 선임한 지역MBC 사장에 대한 ‘낙하산’ 논란이 지역 곳곳에서 일고있는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통해 지역방송에 낙하산 사장이 내려올 수 없도록 사장 선임 제도를 개선하고 더 나아가 지역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앞서 MBC는 지난 4월19일 대구MBC 사장에 차경호 기획조정본부장을, MBC경남 사장에 정경수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원주MBC 사장에 고민철 경영지원본부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에 해당 지역MBC 구성원들은 “현 사장의 임기가 아직 남아있고, 경영평가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특별한 사유없이 사장을 교체하려는 것은 지역MBC의 자율 경영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낙하산 반대 투쟁’에 들어갔다. 실제 대구MBC 노조는 4월2일부터 지역 뉴스를 포함한 정규 방송을 모두 중단하면서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들어갔다.

▲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노총대구본부, 대구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지역방송협의회가 16일 오후 3시 대구광역시 수성구 대구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구MBC노조
이런 가운데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노총대구본부, 대구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지역방송협의회는 16일 오후 3시 대구광역시 수성구 대구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방송의 지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먼저 “방송의 공공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의 하나인 다양성과 지역성은 지역방송이 지켜나가고 있는 중요한 가치”라며 “지역방송은 무료 보편적 로컬미디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내야 하고, 그것이 불균형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이루어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지역 여론을 대변하고 권력을 감시하며 진실을 전달해 왔던 지역MBC의 노력은 지금까지 이어져왔지만 그 노력을 하루 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 김재철과 그 하수인들의 지역방송 말살 시도를 좌시할 수 없다”며 △지역방송에 낙하산 사장이 내려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장 선임제도의 개선과 △지역MBC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광고로 운영 재원을 얻는 방송사이지만 방송문화진흥회법에 명시돼 공영방송으로 인정받는 MBC와는 달리, 서울MBC가 대주주로 있는 지역MBC는 사장 선임 과정에서 늘 제외되는 등 제대로 된 공영방송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왜곡되고 혼탁해진 미디어 생태계를 바로잡기 위해서 법과 제도의 개선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또 하나의 낙하산으로 인해 지역성을 지켜내지 못하고, 무료 보편적 로컬미디어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내지 못하는 지역방송을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도의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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