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노조 총파업으로 인한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프리랜서 앵커, 임시직 기자 채용에 이어 지역MBC 기자들을 서울MBC로 차출하려는 움직임을 밟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비상 상황이기 때문에 방송 정상화를 위해서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지역MBC 쪽에서는 지역의 보도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우려를 밝히고 있다.

▲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미디어스
현재 MBC는 본사 차원에서 지역MBC 기자들을 대상으로 서울MBC 근무에 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 이미 MBC경남, 부산MBC, 대전MBC에서 각각 한 명의 기자가 파견돼 모두 3명의 지역MBC 기자가 서울MBC에서 근무하고 있다.

MBC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사에서는 제작거부와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보고 계속 업무 복귀를 호소하고 있는데 (복귀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이 상황에서 방송 내용에 대한 퀄리티도 보장이 안 되고 있다”며 “비상 상황에서 방송 정상화를 위하고 올림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역MBC쪽의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평상시라면 지역MBC의 보도 기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지금 비상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상 상황’이라는 MBC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지역MBC 차출 움직임을 보는 MBC 구성원들의 시선은 곱지않다. 특히, 일부 MBC 간부들이 몇몇 지역MBC 기자들을 노골적으로 회유한 구체적인 사례들도 드러나 반발은 더욱 거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5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윤영무 보도 특보는 청주MBC 한 기자에게 밥을 사주며 “당신 강성이 아니라고 들었다. 서울로 올라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철순 특보도 울산MBC 후배 기자를 만나 서울에 올 경우 아파트 전세금 3억원 지원과 원하는 부서 발령, 파견이 아닌 특채도 가능하다고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과 권재홍 보도본부장이 서울 파견 대상으로 지목된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회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MBC노조는 이와 관련해 “김재철 MBC 사장의 일방적인 지역MBC 기자 차출 요구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있음을 이야기한 몇몇 지역 사장들이 있었으나 김재철 사장은 지역방송보다는 서울 뉴스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지역방송을 접으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며 “공영방송의 사장 입에 나온 이야기라고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이야기”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파견된 기자는 공정방송 투쟁 중인 본사 기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고, 파견 기간이 끝난 뒤 자신의 일터로 돌아오는 것을 오히려 걱정해야 할 것”이라며 “MBC는 MBC의 조직문화를 망가뜨리는 위해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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