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사옥 ⓒ미디어스
5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콘텐츠본부장실에서는 고성이 흘러나왔다. 김인규 체제의 실세로 꼽히는 최모 KBS 국장이 전용길 KBS 콘텐츠본부장과 한바탕 '다툼'을 벌였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본부장과 국장의 고성 다툼을 들은 직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난해 8월에도 KBS 사장실 앞에서 김영해 당시 부사장과 크게 다퉈 물의를 빚었던 최모 국장이 또 '한 건' 했다는 정서다.

한 KBS 관계자는 "10년 아래인 실세 국장(17기)이 본부장(8기)과 서로 크게 소리지르고 싸워서, 주위 부서까지 다 들릴 정도였다"며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라고 밝혔다.

정연주 사장 시절, 노조 간부를 맡는 등 KBS 기존 노조 출신의 대표적 인사인 최모 국장은 2008년 8월 이병순 사장 취임 직후 한 부서의 팀장으로 임명된 이후, 국장 등을 맡으며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초고속 승진을 통해 '국장'자리에까지 오른 최모 국장이 자신의 상관인 본부장과 '고성다툼'을 벌인 것을 놓고, KBS 권력관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른 KBS 관계자는 "사내 권력 구도상 전용길 본부장이 공채 8기이긴 하지만 실세는 최모 국장이다.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에, 17기가 최연소로 국장이 되어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것을 보고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며 "사장한테 욕설을 하는, 일종의 '하극상'을 벌였다고 최경영 기자를 해고했는데 정작 회사는 실세가 벌인 하극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모 국장은 15일 오후, <미디어스>의 취재요청에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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