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등록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
통합진보당의 이석기·김재연 두 당선자가 이미 의원 등록을 완료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전국운영위와 중앙위에서 그들의 사퇴 권고안이 통과되고, 중앙위에서의 폭력사태 등에 대한 지지자들의 분노와 함께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이 반토막난 상황이다. 심지어 이석기 당선자 본인은 당원 총투표를 통해 명분있게 물러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들은 당의 공적 기구의 결의를 무시하고 의원이 되기 위한 ‘버티기’의 길을 택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들이 그 ‘버티기’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할 때다.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금전적인 부분만 검토해보자. 국회의원 보수는 일반수당(월 646만원)과 관리업무수당(월 58만원), 정액급식비(월 13만원), 입법활동비(월 313만원), 상여금으로 1월과 7월에 두차례 받는 정근수당(연 646만원)과 설과 추석에 받는 명절휴가비(연 775만원)까지 합쳐서 연 1억 3796만원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회기 하루당 3만 1360원을 받는 특별활동비가 빠져 있다. 회기와 출석일수에 따라 따로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국회는 원칙상으로는 365일 내내 열릴 수 있지만 국회가 공전하면 몇 달 째 열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출석률도 썩 좋지는 않다. 물론 진보정당 의원들의 경우, 특히 지역구 관리가 별로 필요없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경우는 그래도 출석률이 좋은 편이다. 이석기와 김재연이 200일 동안 출석한다고 계산하면 특별활동비는 627만원이 되고 의원의 연봉은 1억 4423만원이 된다.

국회의원은 세비 외에도 월마다 지원경비를 받는다. 의원실 운영에 소모되는 경비도 국고에서 나온다. 지원경비엔 의원사무실 운영비, 차량유지비, 차량유류대, 정책홍보물유인비·발간비, 공공요금, 정책자료 발송료 등이 있다. 이 금액을 다 합친 월평균액 지원경비액은 약 826만원으로 연액으로는 약 9914만원에 이른다. 의원의 연봉에 지원경비를 합치면 연 2억 4337만원이 나온다.

당연히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인적 지원도 받는다. 국회의원 1인당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급 비서 1명, 7급 비서 1명, 9급 비서 1명과 인턴 2명 등 총 9명의 직원을 둘 수 있다. 인턴을 제외한 7명의 보좌진은 별정직 공무원으로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급여가 지급된다. 이들은 호봉수 적용을 달리받아 연 4급은 6,961만원(21호봉), 5급은 6,042만원(24호봉), 6급은 4,197만원(11호봉), 7급은 3,629만원(9호봉), 9급은 2,801만원(7호봉)을 수령한다. 인턴(비공무원) 급여는 월 133만원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라 지급되고 있다. 이 9명의 직원에게 지출되는 금액을 합산해 보면 연 3억 9825만원이다.

▲ 국회의원이 받는 세비 및 지원경비 내역 ⓒ국회사무처 2012년 1월 1일 기준

즉 의원 한 명이 원내 입성했을 때 연간 의원실 운영으로 지원받는 금액은 6억 4162만원이고 당권파 10명이 무탈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 의원 두 명이 원내 입성하여 4년간 그 혜택을 받는다 했을 때 혜택을 받는 인원은 최소 20명으로 늘어나고 총액은 51억 3296만원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0년 통과된 헌정회 지원법, 사실상 국회의원 연금법에 해당하는 법에 따르면 1년 이상 활동한 전직 국회의원은 65세가 넘을 경우 월 13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WHO 기준으로 한국 남녀의 기대수명은 각각 76.8세, 83.3세이므로 편의상 이석기가 12년, 김재연이 18년 이 지원금을 수령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에게 지출되는 지원금은 연 1,560만원, 둘이 합쳐 30년 동안 총액은 4억 6800만원이다.

즉 이석기와 김재연이 후보 사퇴를 하지 않고 4년의 임기를 버틸 경우 통합진보당이나 진보정치 블록에 어떤 일이 생기든지 간에 그들에겐 물경 56억원의 혜택이 돌아간다. 그리고 ‘의리’를 중요시하는 그들의 문화로 볼 때 이 혜택은 몇몇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경기동부연합 전체에 고루 미칠 것이다.

국고보조금을 받는 통합진보당 내에서의 헤게모니 싸움 같은 문제까지 섬세하게 고려하지 않아도 ‘의석 두 개’는 경기동부연합에게 56억이다. 그들은 이미 한국 사회의 모든 언론에 의해 ‘악마’로 호명되었고 설령 자리를 내려 놓은다 한들 그 평가가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챙길 수 있는 걸 챙기겠다는 것이 그들 딴에는 ‘합리적’인 판단인지는 모른다. 국민적 비난의 대상이 된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56억을 좇아 여의도에 입성한 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통합진보당 측과 새로운 진보정당을 꿈꾸는 측에게 어려운 숙제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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