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들이 '제수 성폭행 미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태 당선인의 제명을 요구하기 위해 '명예회복버스'를 타고 올라와 새누리당을 항의 방문했다.

▲ 11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중앙 당사 앞에서 포항범시민대책위와 한국여성단체연합 100여명이 새누리당에 김형태 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김형태 사건에 '뿔났다'는 의미로 고깔 모양의 장식을 머리에 쓰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승욱
친족성폭력 가해자 김형태 사퇴촉구를 위한 포항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포항범시민대책위)와 한국여성단체연합 100여명은 11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은 국회 개원 즉시 김형태 당선인을 제명 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김 당선자가 탈당을 했기 때문에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라며 "현격한 결격사유가 있는 사람이 국민을 대표하여 국회의원직을 수행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은근슬쩍 탈당으로 마무리하고, 여론이 무마되기만을 바란다면 오산"이라며 "깃대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영남지역에 결격사유 있는 후보를 당선시키고도 지금까지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지 않는 새누리당은 각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정숙 포항범시민대책위 위원장은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고 입법기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반대한다"며 "김형태 당선인이 사퇴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환 포항 생활정치포럼 활동가도 "책임을 져야하는 정당에서 허물 벗고 꼬리 자르고 가버리면 남은 시민들은 어떻게 해야하냐"며 "(새누리당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국회 개원 후 김형태 당선인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해 의원직을 박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총선 전 김형태 사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는 언론인의 반성도 나왔다.

파업 중인 장윤정 포항 MBC 아나운서는 "지역 언론사로서 선거전에 김형태 사건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혀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앞으로 지역에서 좀 더 열심히 일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명명백백한 보도를 해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윤정숙 포항범시민대책위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김형태 당선인 제명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새누리당 민원실에 전달했다. 당초 이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박 위원장이 다른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면담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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