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중인 언론사 구성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해직자들의 ‘복직’을 염원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배석규 사장을 비판했던 노조원에 대해 YTN이 정직 2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특히 해당 노조원은 노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이번 징계를 포함해 모두 세 차례 정직 이상의 징계를 받았다는 점에서 ‘보복성 징계’ 논란이 거세다.

YTN 인사위원회(위원장 김백 상무)는 지난 7일, 박진수 카메라기자에게 ‘품위위반’ 및 ‘취업규칙 위반’ 등을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통보했다. 또, 최근 총파업 기간 가운데 사장실 앞 농성을 벌이면서 간부와 언성을 높여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지순한 기자에 대해서는 ‘경고’를 통보했다. 이들 모두 YTN노조가 지난 3월8일, 총파업에 돌입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징계자다.

박 기자는 지난 3월8일과 16일, 여의도에서 KBS, MBC, YTN노조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동 파업 집회에서 YTN 해직자 6명의 복직을 희망하는 노래를 불러 출연자 가운데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박 기자는 리쌍의 ‘우리 지금 만나’를 개사한 ‘복직송’을 부르면서 해직자들의 복직 문제에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배석규 사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 박진수 기자가 지난3월16일 여의도에서 열린 KBS, MBC,YTN 방송 낙하산 동반퇴임 축하쇼에서 해직자들의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미디어스
이번 징계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종욱 YTN노조 지부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박 기자는) 공정방송이 훼손되고 있는 낙하산 사장의 횡포에 대해 상황을 빗대 지적한 것”이라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감정에 찬 보복성 징계”라고 비판했다. 특히, YTN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이후에도 파업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기보다는, 노조원에 대한 강경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YTN노조는 성명을 통해서도 “정직 2개월이라는 중징계는 해외 출장 업무 중 술에 취해 제작 PD를 마구 폭행한 간부보다 두 배 높은 징계 수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특히 배석규 사장에 대해서도 “YTN의 불법사찰을 항의한 사람은 중징계, 불법사찰 주범과 내통한 사람들은 끝까지 비호하는 이유는 자신이 불법사찰의 산물임을 자인하는 것 말고 무엇이겠냐”며 “계속되는 악행들은 YTN 역사상 전무후무한 최악의 인물로 기록되는데 뚜렷한 근거자료가 될 뿐”이라고 비난했다.

박진수 기자에 대한 YTN의 중징계는 이번이 세 번째다.

박 기자는 YTN이 지난 2008년 10월 ‘구본홍 반대 투쟁’에 나섰던 노종면 기자 등 6명 해고를 포함해 33명에 대한 대량 징계를 결정할 당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후 2009년 8월에도 “해직기자들의 YTN을 방문을 막았던 보안요원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정직 1개월을 받았다. 당시 박 기자는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정작 자기 직원 다친 부분은 전혀 알려 들지 않고, 회사는 법과 원칙에도 없는 사설 용역을 동원해서 자사 직원에게 유해를 가하는데 나 몰라라 하는 것이 YTN의 현실”이라며 징계 사유를 반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YTN노조는 이번 징계와 관련해 오는 9일 오전 7시30분,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1층 로비에서 ‘부당징계 규탄 집회’를 열어 회사 쪽의 조처를 강하게 규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징계와 관련해 YTN은 이날 오후 입장을 내어 “해당 사원이 징계 대상자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이유는 회사 내부도 아닌 대외적으로 공개된 장소에서 회사 대표이사의 이름을 적시하며 욕설을 했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대표이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욕설을 한 행위는 언론인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할 뿐 아니라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임이 명백하며 모욕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실정법 위반 행위”라고 밝혔다.

YTN은 또 “더욱이 관련 동영상이 버젓이 노조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고 유투브 등을 통해 퍼져있어 회사가 입은 피해는 치유가 불가능할 정도”라며 “오히려 인사위원회는 이번 징계를 심의함에 있어 두 번에 걸친 징계 이력이 있음에도 여러 가지 상황 등을 고려해 징계 수위 조절에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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