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신임 대구MBC 사장에 차경호 전 MBC 기획조정본부장을 임명했다. 대구MBC노조는 당장 출근저지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대구MBC의 지분 51%를 갖고 있는 대주주 서울MBC는 7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대구 MBC 사장 내정자인 차경호 전 기획조정본부장을 대구MBC 신임 사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당초 대구MBC 주주총회는 지난달 23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24일로 연기된 데 이어 두 차례 연기된 바 있다.

“만나서 이야기 하겠다” … “스스로 사퇴하고 물러나라”

▲ 차경호 신임 대구MBC 사장 ⓒMBC
차경호 신임 대구MBC 사장은 ‘출근저지 투쟁’ 입장을 밝힌 노조에 대해 “만나서 이야기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경호 신임 대구MBC 사장은 7일 오후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그 동안 주주총회가 지연된 것은 내부 속사정이 있어서 그런 것은 전혀 아니고, 실무를 담당할 대구MBC 간부들이 보직을 사퇴하면서 주주총회를 진행할 상황이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의 출근저지 계획에 대해서는 “(원래) 노조에서는 출근저지 하겠다는 말을 해왔다”며 “노조와 인식의 차이가 있다. (이제까지) 아무도 못 만나봤으니 만나서 이야기를 할 것이다. 만나서 주어진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동조합 대구MBC 지부는 ‘낙하산 반대’ 농성을 준비하는 동시에, 8일 오전부터 신임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8일 오전 7시30분부터 대구MBC 사옥 출입구와 사장실 입구를 중심으로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시작해 낙하산 사장 인사가 철회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대구MBC노조는 이날 긴급 성명을 내어 차경호 신임 사장을 향해 “MBC를 짓밟은 김재철 사장의 하수인인 당신, 언론인으로서 영혼과 양심을 팔아먹은 당신을 우리는 대구MBC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스스로 사퇴하고 물러나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대구MBC 구성원들은 지난달 차경호 신임 사장이 내정된 직후, “현 사장의 임기가 아직 남아있고, 대구MBC에 대한 경영평가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특별한 사유 없이 사장을 교체하려는 것은 대구MBC의 자율 경영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뉴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까지 총력투쟁에 돌입한 바 있다. 특히, 보직을 맡고 있는 국·부장 15명도 보직을 사퇴하고 노조의 투쟁에 동참을 선언했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도 지난달 25일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김재철 사장이 대선을 앞두고 권력에 더욱 기생하기 위해 자신의 최측근들을 주요 임원으로 배치해 낙하산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이라며 “대구MBC노조와 함께 MB정권 4년이 유린한 언론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경호 신임 사장은 1957년생으로 경복고,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1984년에 MBC 보도국에 입사한 뒤 보도국 해외특파원(동경),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기획조정본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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