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자회사인 MBC C&I에서 제작하는 인터넷방송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 뉴스> 방송이 끝내 폐지됐다. 제작진들은 당초 3일 저녁으로 예정됐던 방송을 위해 준비해 왔으나 MBC C&I 사측의 반대를 돌파하지 못했다.

정태근 18대 국회의원, 정청래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는 3일 오후 전영배 MBC C&I 사장에게 프로그램 폐지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빌딩에 위치한 MBC C&I 사장실을 찾았으나 전영배 사장이 자리를 비워 전 사장을 만날 수 없었다.

▲ 3일 오후 정태근 의원과 정청래 당선자가 오광택 C&I 콘텐츠담당 이사를 만나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 뉴스>의 폐지에 대해 항의했다.ⓒ이승욱

정청래 당선자는 전영배 사장 대신 오광택 MBC C&I 이사에게 "<손바닥 뉴스>를 기다리는 100만 시청자들에게는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며 따져 물었다.

정태근 의원 역시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손바닥 뉴스>를 폐지하는 것은 특정 프로그램을 탄압하는 것 아니냐"면서 "내일이라도 다시 와서 전영배 사장을 만날 의사가 있으니 약속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오광택 이사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영배 사장이 답해야 될 일"이라며 "(MBC C&I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손바닥 뉴스 폐지에 대해) 답변할 만한 위치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전영배 사장과의 약속을 추진하라는 요구에는 "보고는 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 3일 오후 <손바닥 뉴스> 진행자인 이상호 기자를 비롯해 정태근 의원 정청래 당선자가 평소 녹화가 진행되는 스튜디오 앞에서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이승욱

이들은 항의방문 후 프로그램을 녹화를 하는 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겼다. 굳게 닫힌 스튜디오 문을 보며 이상호 기자는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이상호 기자는 '절벽에 선 마음으로.. 손바닥 뉴스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해 "김재철 사장은 손바닥 뉴스를 제2의 나꼼수로 규정했다"면서 "정봉주 전 의원의 출연, 전두환 황제 경호실태와 삼성 이건희 일가의 부도덕성을 연속 고발한 게 부담스러웠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프로그램 폐지에 아무런 이유도 제시하지 못하는 명백한 언론 탄압"아라며 "오늘 이 땅의 우리는 손바닥만큼의 소통할 공간도 가질 수 없단 말이냐"고 한탄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문에 이상호 기자는 "(프로그램 폐지 이유가) 정치적 이유 외에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소통이 가장 활발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폐지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상호 기자는 "전영배 사장에게 본사에서 문제 삼았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면서 "전 사장의 인사권자인 김재철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3일로 예정됐던 BBK 특종보도 등과 관련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취재한 부분들을 보도할 것"이라며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취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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