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12년말이후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따라 오는 10월까지 방송 권역별로 순차적으로 채널재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통위의 이같은 '채널 재배치 정책'은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전제로 추진돼, 12년말 이후에도 디지털 방송 채널 재배치가 완료되지 않은 상당수 지역의 경우, 해당 지역 시청자들이 지상파를 통한 TV시청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졸속 행정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방통위의 이번 결정으로 내년 10월까지 DTV채널이 재배치되는 수도권, 강원, 충청 지역 가운데, 디지털 방송 전파 간섭인나 혼신 등으로 수신 되지 않는 지역의 시청자들은 아날로그 종료 이후, 10개월 동안 지상파 방송의 시청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진다.

채수현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아날로그 종료 이후 채널재배치가 완료되지 않아 디지털 방송이 나오지 않은 지역, 주파수 간섭지역 등은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게 된다”면서 “아날로그 방송은 채널재배치가 모두 완료 될 때까지 지속돼야 시청자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채수현 정책위원은 “지역별 순차 채널재배치의 원칙은 채널재배치 과정에서 간섭과 혼신 등으로 필요하다면 추가 주파수 배치가 전제가 돼야한다”면서 “방통위의 추가 주파수 배치 약속 없이 채널재배치를 순차적으로 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1월 30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상파 디지털 방송 채널수요 산출 정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방통위가 공개한 용문산 송신소와 감악산 송신소가 동일채널로 방송을 송출했을 때 일어나는 혼신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붉은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혼신이 일어나는 지역이다. 채수현 정책위원은 혼신 지역이 주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낮은 지대에 집중된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순차 채널재배치 시행을 담당하는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협회의 건의사항을 수렴한 것”이라며 “아날로그 방송은 오는 12월 31일 모두 종료가 되며 오는 10월까지 디지털 방송의 임시채널을 확정채널로 지역별 재배치를 완료한다”고 밝혔다.

KBS 관계자는 “방송 장비 관련 인원이 전국에 100명이 안 되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물리적인 인원 등을 고려해 불가피 하게 미루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 후 아날로그 장비를 회수한 자리에 디지털 장비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아날로그 방송 완전 종료 후에 디지털 채널 재배치가 가능하다”면서 “시청자 측면에서도 지역별로 진행되기 때문에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방통위 DTV 채널재배치 계획

방통위는 오는 2013년 6월까지 전라도 지역 디지털 방송 채널 재배치를 완료하며 경상도 지역은 7월 말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강원도·충청도 지역 채널재배치는 10월말까지 마무리된다.

채널재배치에 따라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정에서는 지역별로 정해진 시기(전라도 지역 6월말, 경상도 지역 7월말, 수도권, 강원, 충청 지역 10월말)에 TV 리모콘 등을 이용해 ‘채널 재설정’으로 수신이 가능하도록 조정해야한다.

방통위는 27일 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국 일시 채널재배치(아날로그 방송 종료) 시 직접수신 세대의 TV 채널 재설정이 안된 경우 TV시청이 불가하기 때문에 일시에 전국 대규모 민원이 예상되며 기술인력 동원 한계로 사전준비 기간이 길어져 방송 사고에 대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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