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난 선거 이후 잇단 강공을 퍼붓던 김재철 MBC 사장이 이제는 청주-충주 MBC 통폐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사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은 승리의 8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 지역MBC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지난 24일과 25일 이틀간 충북 속리산에서 열린 지역MBC 사장단 워크숍에서 “충주MBC의 주식 문제가 6월 말 쯤 해결될 예정”이라며 “그 때 청주MBC와 충주MBC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충주MBC의 소액 주주 문제를 해결한 뒤 청주-충주 MBC의 통폐합을 강행하겠단 취지로 해석된다.

▲ 2011년 4월 결의대회에서 정영하 언론노조 MBC 본부장이 지역MBC 통폐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말하고 있다. ⓒ미디어스
지난해 진주-창원MBC 통폐합을 강행했던 MBC는 이후 공식 석상에서 강릉-삼척MBC, 청주-충주MBC에 대한 통폐합을 의지를 밝혀왔다. MBC는 지난 1월20일,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강릉-삼척MBC, 청주-충주MBC에 대한 통폐합 찬반투표를 일방적으로 추진했으나 결국 정족수 미달로 개표조차 하지 못한 채 투표를 종료한 뒤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지역MBC 통폐합에 대한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통폐합 추진 의사를 밝히고 나선 MBC의 이 같은 행보에 지역MBC쪽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역MBC 한 관계자는 “어떤 저의가 있는지 지금으로서는 전혀 알기 어렵다”며 “사장단 워크숍에서 통폐합 얘기가 나오기 이전에는 적어도 통폐합 문제가 물 건너 갔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야기가 나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MBC 쪽은 서울MBC가 지분 100%를 갖고 있어 통폐합 추진에 아무 걸림돌이 없는 강릉-삼척MBC 보다, 소액주주가 있어 상대적으로 추진이 어려운 청주-충주MBC에 대한 통폐합을 먼저 추진하고 있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MBC 관계자는 “지난 1월 통폐합 찬반투표에서 강릉-삼척MBC는 전부 보이콧을 했고 노조원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은 반면, 청주-충주MBC는 노조원 중 몇 사람이 투표에 참여했다”며 “회사 쪽에서 보기에는 아무래도 강릉-삼척MBC 보다는 청주-충주MBC를 약한 고리로 보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울MBC 관계자는 통폐합 추진 여부를 묻는 <미디어스>의 질문에 “그 얘기를 들은 바 없다. 노조 노보를 보고 알았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