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와 KBS 새 노조가 '사장 퇴진'을 내걸고 총파업에 돌입한 지 30일로 각각 92일째, 56일째다. 당장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파업 언론인'들의 생활고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시사난타H>에 출연한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좌)과 최경영 KBS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우)

이번 파업 기간 중 MBC와 KBS에서 처음으로 해고를 당한 '해고 1호'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과 최경영 KBS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27일 <한국일보> 기자들이 제작하는 팟캐스트 방송 <시사난타H>에 출연해 파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저희는 3개월째 월급이 0원이다. 그 전 파업할 때는 주말같은 경우 일을 하지 않아도 근무 일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나오는 돈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회사쪽에서 그 부분까지 잘라서 3개월째 통장의 돈이 제로"라며 "그래서 그런지 조합원들이 대출을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KBS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최경영 KBS 새 노조 공추위 간사는 "MBC 같은 경우 단일 노조이고, 나중에 잘 마무리하고 복귀한다면 단체협상을 통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저희같은 경우는 방법이 없어서 3억원 가까운 돈을 차입하고, 나중에 그것을 은행에 갚기로 했다. 파업 끝나고 순차적으로 (조합원들 각자가) 월급에서 20~30만원씩 분납하기로 했다"며 "정말 어렵다"고 밝혔다.

최경영 간사는 "KBS는 파업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A, B, C, D등급으로 나누는데 A등급 같은 경우에는 거의 월급이 안나온다”며 "당장 A등급을 받은 사람들은 현재 월급의 30~40%라도 보존해졸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최 간사는 "(조합원들의 등급을 매기기 위해) 회사쪽에서 매일 (집회 현장에) 와 있다"며 "거의 사찰팀 같다"고 덧붙였다.

최경영 간사는 "막내기수인 38기들은 이번 월급 실 지급액이 20만원 정도 나왔다”며 "막내기수 한 명은 부모님에게 대학에서 용돈 탈 때도 20만원 보다는 더 받았던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MBC 노조와 KBS 새 노조는 내달 2일 '공동 노숙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사실 이번 파업을 하면서 외부의 힘에 의존한 측면도 없지 않다"며 "(총선 후) 여소야대가 되었으면 언론장악 청문회나 국정조사 등을 수행하면 우리 싸움에 힘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하지만 현재는 우리 힘으로 승리를 따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면서 "MBC와 KBS가 힘을 합쳐 단순히 우리만의 싸움이 아니라 전 국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싸움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여의도 공원에 1박 2일 텐트를 쳐 투쟁의 거점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보도에 대한 내부 견제가 없어) 방송사 파업이 오히려 정부 여당을 도왔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상황을 잘 모르는 얘기”라며 “(우리도) 최소한의 중립보도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파업을 안했을 것이다. (파업하지않고) 방송했더라도 지금 나온 방송과 차이가 없게 그대로 보도되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일보가 제작하는 팟캐스트방송 <시사난타H>는 지난해 10월 17일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28회가 방송됐다. 한국일보 최진주(산업부), 김지은(사회부) 기자가 진행을 맡고 있으며,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 아이튠즈에서 '시사난타H'를 검색해 다운받아 들을 수 있고 인터넷 RSS(http://rss.hankooki.com/podcast/) 혹은 사운드 클라우드(http://soundcloud.com/hankookilbo/)로도 청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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