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측이 지난 3월 북한, 환경 분야별 전문기자와 프리랜서 앵커 등을 채용한 데 이어 지난 17일 대규모 계약직 기자 선발 공고를 낸 것에 대해 MBC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 MBC 기자회와 MBC 영상기자회는 30일 오전 9시 30분 MBC 계약직 기자 면접이 열리는 서울 중구 센터원 빌딩 앞에서 사측의 계약직 기자 채용 방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승욱

MBC 기자회와 MBC 영상기자회 60여 명은 30일 오전, 계약직 기자 선발 면접이 있는 서울 중구 수하동 센터원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의 계약직 기자 채용을 규탄했다. 20명을 채용하는 계약직 기자 공고에는 37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기자회와 MBC 영상기자회는 기자회견문에서 “일선 기자들은 물론 주요 보직 부장과 부국장, 앵커, 논설위원까지 MBC 기자의 대다수가 직을 던지고 ‘김재철 사장 퇴진’을 외치고 있다”며 “다급해진 사측이 ‘임시직 기자’ 20명 채용이라는 무리수 강행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1년 계약직 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영혼 없는 기자들을 뽑겠다는 것”이라며 “(선발된 계약직 기자들을) 동료 기자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계약직 기자에 지원한 이들을 향해 “‘언론인의 사명’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해 봤다면, 적어도 동료 언론인의 등에 칼을 꽂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왜 MBC 기자가 되려는가?’라는 질문을 지금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던져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유발언에 나선 조효정 보도국 기획취재부 기자는 “우리 회사 앞도 아니고 남의 회사 앞에서 영업방해까지 하면서 왜 이러고 있는지 너무 부끄럽다”고 전했다.

조 기자는 “기자는 시키는 대로 기사 쓰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현장에 가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자 개인의 판단을 적용해서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제발 마지막까지라도 언론사 최소한의 자존심까지 내려놓는 이런 파렴치한 짓을 하지 않았으며 좋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정상화 포장위한 임시직을 반대한다’, ‘임시직 대거채용 보도부문 무너진다’ 등이 쓰여 있는 피켓을 들고 오전 10시까지 기자회견 장소에서 침묵시위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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