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언론 패싱’이 의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대구·경북 지역언론 기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대구 세계가스총회 개회식 취재를 거부당했다. 가스총회 조직위원회는 '유관기관'의 지침을 이유로 서울 풀기자단 취재만 허용했다.

뉴스민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오전 10시 세계가스총회 개회식에 참석해 축사했다. 가스총회 조직위는 23일 밤 11시 가스총회 기자단에 이메일을 보내 “유관기관의 보도불허 지침이 전달되었다. 기자분들의 전시회 및 총회 입장을 (24일) 11시까지 제한하게 됐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2대구세계가스총회(WGC)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국 기자단은 24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개회식장·기자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가스총회는 개회식 생중계를 하지 않았으며 기자들은 보도자료·중앙언론 기사를 참고해 개회식 기사를 작성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뉴스민과 인터뷰에서 "서울에서 구성해 온 풀 기자단만 개회식에 들어갈 수 있다고 우리도 하루 전(22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김보현 뉴스민 기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비효율적이고 황당한 결정”이라며 “특별한 자리도 아니었고, 대통령은 축사만 하고 떠났다. 결국 기자들은 개회식 자체를 취재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단순히 개회식을 취재하지 못했다는 문제를 넘어 이런 일이 반복될까 걱정된다”며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에도 지역 기자들의 접근을 막아 논란이 됐다. 앞으로 수많은 지역 일정이 있을 것인데, 지역 기자들과 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이야기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장태수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역과는 소통하지 않기로 작정했는가”라면서 “당선인 시절 지역 방문에서도 지역 기자들 취재를 막아 ‘지역 기자는 당선자의 적이 아니다’는 지역 기자협회 항의를 받고서도 여전히 지역 기자들을 적대시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0일 한국기자협회 소속 10개 시도협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지역언론에 대한 취재 통제에 대해 즉각 진상을 규명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달 중순 대구·경북, 광주전남을 방문했는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경호·보안’을 이유로 지역언론 기자들의 접근을 막았다.

기자협회시도협회는 “지역 민심을 듣겠다는 윤 당선인은 정작 지역 언론의 취재를 거부하고 있다”며 “지역 기자들이 대통령 당선인의 적은 아니다.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다면 국민과 지역민의 알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어떠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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