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 합의문에 ‘경제 안보를 위한 긴밀한 협의 채널’ 문구가 들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 이슈 등을 실시간으로 논의하는, 사실상 ‘NSC 상설 협의 채널’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한국 정부는 정상회담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합류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2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가 미국의 지휘를 받을 수도 있는 굉장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은 “한국이 미국한테 싫은 소리를 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그런데 현 정부는 철저한 친미 정부이기에 (상설 협의 채널을)성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김 전 원장은 일례로 과거 ‘한미 워킹그룹’이 한국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은 “원래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려고 했으나 미국이 워킹그룹을 통해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이미 한미 간에는 상시적으로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데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사안들에 대해 앞으로 상설협의 채널을 통해 미국에게 물어보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정부의 IPEF 합류와 관련해 김 전 원장은 “중국이 벌써 반발하는 것은 반도체 기술을 가지고 있는 세계 15개국을 묶어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이 반도체 강국으로서 미국에 유리한 것을 얻어낼 수 있는데, 이 주도권을 미국에 줘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18일 중국은 IPEF와 관련해 한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논평에서 "IPEF는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하면서 "다만 한국이 미국의 이른바 반도체 협력 계획을 거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은 “또 하나 걱정되는 것은 한국 측과 미국 측이 공통으로 ‘한국의 국제적 역할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이 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역할과 지난 문재인 정부가 계속 저항했던 중국을 적시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홍콩이나 신장 위구르 관련한 얘기가 얼마나 나올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냉전체제 회귀를 경계한 김 전 원장은 “결국 북한, 중국, 러시아만의 밸류체인이 완성된다”며 “러시아가 수출할 곳이 없어지지만 중국이 받아 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가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러시아와 중국이 대놓고 북한을 도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원장은 “이렇게 전선이 벌어지는 것을 미국이 감당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방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직후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한다. 반도체 공급망 협력 등을 염두에 둔 일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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