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박완주 의원(전 정책위의장)의 '성비위' 사건을 "심각한 수준의 성범죄"로 규정하고 대국민 사과했다.

민주당은 향후 당내 성비위 사건을 막기 위해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사건이 발생하면 예외없이 최고수준의 징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2차 가해 방지를 위해 언론이 피해자 보호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민주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의원 성비위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박지현 위원장은 "피해자분과 그 가족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성폭력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고, 당내 성비위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또 사고가 터졌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위원장은 박 의원 사건을 "2021년 연말에 발생한 심각한 수준의 성범죄"로 규정하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사건이 민주당 젠더신고센터로 접수된 시점은 지난달 말이다. 피해자는 자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했지만 사건 해결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민주당 비대위는 당대표 산하 윤리감찰단에 사건을 이관, 조사를 통해 증거를 바탕으로 사건의 심각성을 확인해 곧바로 박 의원 제명을 결정했다. 현재 이 사건은 국회 인권센터에도 접수가 이뤄졌다. 민주당은 박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은 앞으로 당내 젠더폭력에 더욱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며 "현재 의혹이 제기되어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고 예외없이 최고 수준의 징계를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내 성비위 사건 근절을 위한 후속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지방선거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젠더폭력상담신고센터를 통한 성비위 제보와 조사, 징계를 이어갈 것"이라며 "온·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2차 가해, 여성 비하 발언, 성폭력성 발언에 대해서도 고발조치하고 피해자를 법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박 의원 외에 이른바 '짤짤이' 발언으로 성희롱 의혹을 받는 최강욱 의원, 김원이 의원실 보좌진 성비위 사건과 2차 가해 사건 등을 조사 중이다.

이어 박 위원장은 "권력형 성범죄 근절과 성평등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당헌·당규 개정과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지방선거 출마자 전원을 대상으로 성범죄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서약서도 받겠다. 여성을 온전한 인격체로 보지 않는 잘못된 의식을 반드시 도려내겠다"고 했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이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박 위원장은 "한 가지 부탁드릴 것이 있다"며 "우리의 반성은 피해자 추적과 2차 가해가 없도록 철저히 막아내는 것으로 시작돼야 한다. 언론인 여러분도 피해자 보호에 꼭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피해자께서, 국민들께서 됐다고 하실 때까지 계속해서 사과드리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윤호중 위원장은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 감히 용서를 구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며 "모든 것이 민주당의 잘못이고 저희들의 책임이다. 거듭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민주당은 성비위 사건 일체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2차 가해 또한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라며 "피해자의 법적조치에 대해서는 끝까지 당이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박 의원 제명조치 이후 민주당 보좌진 협의회(민보협)는 입장문을 내어 "최강욱 의원 발언 문제가 불거진 후 많은 제보가 들어왔다. 차마 공개적으로 올리기 민망한 성희롱성 발언을 확인했다"며 "다른 성 비위 제보도 여러 건 접수돼 있다"고 밝혔다.

민보협은 "어쩌다 우리 당이 이 정도가 됐나 싶을 정도로 민망하고 실망이 크다"며 "민보협의 이름으로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 더 많은 제보를 종합하고, 이를 통한 문제제기로 당이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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