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철 MBC 사장 ⓒMBC
김재철 MBC 사장의 법인카드 남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2년 동안 사용한 법인카드 금액은 7억이며, 그중 1억 5천만원을 전국의 특급 호텔에서 사용했다”, “법인카드 사용액 중 주말과 휴일에 결제된 내역 비율이 41.7%에 달한다”며 법인카드 부정사용 혐의로 지난달 6일 김 사장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김재철 사장은 고발장이 접수된 지 47일만인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피고발인 자격으로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경찰이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수사를 진행하는 등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됐다.

MBC 노조는 23일 오후 3시 영등포 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단순히 '힘 있는 사람의 편의를 봐줬다'는 차원을 넘어, '편들기 수사를 하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MBC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김재철 사장이 경찰 출석 요구에 대해 3차례나 응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벌어왔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경찰은 회사의 회계자료를 압수수색 하기는커녕 증거를 인멸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주면서 수사를 끌어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찰은 압수수색, 계좌추적 등 기자들이 가지지 못한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한 전수 조사를 통해 업무상 배임 혐의를 입증해야만 한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 김재철을 구속해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세상 사람들은 김재철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손가락질 하고 있다"며 "만약 경찰이 이번 일을 무혐의 처리한다면, 국민들은 분명 경찰을 ‘무능’하거나 ‘편파 수사의 장본인’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사를 진행 중인 영등포경찰서 측은 "봐주기 수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23일 정활채 영등포 경찰서 수사과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부실수사 한 적도 없으며, 지금도 계속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김재철 사장 측에) 증명자료를 더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우리가 조사하는 것은 (카드사용 내역이) 업무 관련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라고 노조측의 의혹을 일축했다.

"기자들에게는 '김 사장과 출두 일정을 협의한 바 없다'고 속이고, 김 사장을 주말 오후에 몰래 불러 들였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김재철 사장 소환은 당일 결정되었다”며 "(김재철 사장의 소환일정을) 기자들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지는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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