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자 토론을 반대하며 연이어 ‘TV 토론회’ 불참을 통보했다. 지난 대선 때와 비슷한 모양새다. 이에 대해 야당 후보 측은 “평가받기 두려워 도망치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지난 10일 KBS에 불참을 통보했다. KBS는 오는 13일 오세훈 국민의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권수정 정의당 후보의 3자 TV토론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 후보 측은 “법정 선거 토론이 아닌 개별 방송사들이 하는 토론회는 참석하기 어렵다”며 “선거운동 기간 2주에서 주말을 제외하면 10일 남는데, 토론회 일정을 다 소화하면 하루에 한 개씩 해도 모자란다”고 설명했다. KBS는 3자 토론과 송영길, 권수정 후보 양자 토론 등 두가지 안을 준비해 예정대로 TV토론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6.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기자협회가 오는 16일 주최하는 토론회는 오 후보의 불참으로 아예 무산됐다. 기자협회 역시 3자 토론회를 기획했으나, 오 후보 측이 권수정 후보를 문제삼아 불참을 통보하자 토론회 자체가 무산됐다. 기자협회 관계자는 언론에 “오 후보 측에 법정 초청 대상에 해당되는 이들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 양당 후보 토론은 못한다고 설명했지만, 오 후보 측이 양자 토론만 하겠다고 해서 토론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오 후보 측은 “양자 토론을 한다고 했다가, 3자로 한다고 해서 못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당시 윤석열 후보의 제안으로 양자 TV토론이 합의됐으나 법원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무산된 바 있다. 양자 토론을 주장하는 것은 공식선거운동 기간에 실시되는 법정 토론 이외의 TV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은 얘기다.

야당 후보 측은 비판을 쏟아냈다. 김의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공보단장은 11일 논평을 통해 “950만 서울시민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고 후보의 기본조차 내팽개친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 공보단장은 “TV토론은 선거를 앞두고 시민들께서 후보의 적합성과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는 자리이자 기본적인 후보자의 의무”라며 “‘선거운동하느라 토론할 시간이 없다’는 변명은 지난 1년 시장으로서 무엇을 했는지 평가받기 두려워 도망치려는 행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공보단장은 “토론은 회피하며 서울 시내를 돌아다고 듣는 이 없는 일방적 메시지만 쏟아내며 선거를 마치겠다는 얕은수는 서울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미애 권수정 정의당 후보 대변인은 같은날 “국민의 힘은 이제 여당”이라며 “여당의 토론 패싱은 한국 사회에 뿌리내린 기득권인 양당체제를 고착화하고 선거를 양당 구도로 몰아가는 편법과 반칙”이라고 비판했다. 여 대변인은 “오 후보는 자신이 저절로 시장이 될 사람인 양 행동하며 서울시민 모두를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며 “토론회는 시민의 알 권리이며, 토론하지 않는 시장 후보를 선택할 시민은 서울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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